"천안함 침몰 원인은 전단파괴"

조선해양 전문가 주장… 사실로 드러나면 해군·조선업계에 파장
전문가들 "기뢰 폭발했다면 죽은 물고기 떼·해초 등 발견됐어야"

천안함 침몰 원인을 놓고 온갖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자체 하중을 버티지 못한 '전단 파괴'(shear failure)로 인해 천안함이 침몰했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고 노컷뉴스가 1일 보도했다. '전단 파괴'는 어떤 물체의 단면이 지나치게 수평하중을 받을 때 결국 무 자르듯 두 동강 난 채 파괴되는 현상이다. 익명을 요구한 조선해양 전문가 A씨는 CBS와 인터뷰에서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 절단면이 반듯하다는 얘기는 전단력(剪斷力)에 의한 파괴"라고 말했다. 그는 "전단력이 발생하는 부분에 누수가 생겼거나, 배에 또다른 무기를 싣기 위해 개조했을 경우 부력의 부조화가 심해져 두 동강 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누수 또는 20여년간의 장비 적재로 수평하중이 증가하면서 천안함이 결국 두 동강 났다는 얘기다. 천안함의 건조 당시 기본 무게는 1,200t. 일반 선박으로 따지면 5,000t급에 해당하는 수치다. 20여년간 유도탄 등 각종 무기와 탄약, 레이더 등을 수시로 적재해왔다는 걸 감안하면 전단력 발생 조건은 충분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피로 파괴'(fatigue failure)의 정확한 원인이 바로 '전단력'인 셈이다. 그는 "만약 후미 부분에서 스크래치가 발견된다면, 암초에 부딪혀 전단력이 발생한 것으로 보면 된다"며 좌초 가능성도 열어놨다. 앞서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백점기 교수도 천안함 사고를 '타이타닉호'에 빗댄 바 있다. 그는 "천안함이 침수되면서 늘어난 중량을 이기지 못해 가장 취약한 부위가 부러져 두 동강 났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실제로 1982년에도 일본 오노미치조선에서 건조한 8만t급 상선이 태평양에서 강한 파도에 맞아 두 동강 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기뢰가 폭발했다면 죽은 물고기 떼와 해초, 뻘에 의한 흙탕물 등이 발견됐어야 하므로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침몰 당시 발생한 폭발음도 알려진 것처럼 크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고 현장을 목격한 초병이 청취한 폭발음을 평소 들었던 포 소리 수준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 초병은 "마치 철판이 찢어지는 듯한 소리로도 들리는 듯했다"고 상부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 국무부 필립 크롤리 공보담당차관보는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선체 자체 외에 다른 요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천안함이 전단파괴로 인해 침몰했다는 추측이 사실로 확인되면 국내 조선업계의 평판에 심각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A씨는 CBS 인터뷰에서 "전단 파괴 사실이 드러나면 국제적 망신인 동시에 모든 해군 함정에 대한 일제 점검이 불가피하다"며 "많은 전문가가 사실을 쉽게 얘기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군은 "선체에 문제는 전혀 없었다"며 이런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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