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8조규모 추가증자
입력 1999.04.20 00:00:00
수정
1999.04.20 00:00:00
현대그룹은 연내 부채비율을 200% 이내로 낮추기 위해 유상증자·자산매각·외자유치를 통해 총 17조원을 조달할 계획이다.현대는 총부채 규모를 지난 연말의 59조8,893억원(기아 제외)에서 올 연말에는 51조2,158억원으로 소폭 줄이는 대신 유상증자와 자산매각 등을 통해 모두 17조원을 조달, 부채비율을 낮출 방침이다. 또 외자유치 규모는 올 연말까지 현실적으로 입금되는 부분만 계산해 당초 밝혔던 54억달러에서 17억달러로 크게 줄였다.
현대그룹이 지난달말 주채권은행에 제출한 재무구조개선약정 수정안에 따르면 계열사 매각 25개사 2,624억원 부동산과 금융자산 등 자산매각 3조6,097억원 유상증자 12조1,694억원 외자유치 17억6,100만달러 등을 통해 올 연말 부채비율을 199.7%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의 부채비율은 지난해말 449.3%였으며 2분기까지 348.2%로 낮추고 하반기에 유상증자를 집중적으로 실시, 연말에는 부채비율을 199.7%로 낮춘다는 것이다.
수정안을 보면 자산매각과 외자유치 규모를 지난해 제출한 당초 계획보다 절반 이상 줄이는 대신 유상증자를 크게 늘렸다.
특히 지난 3월 2조1,000억원 규모로 증자한 기아자동차의 1조2,000억원 추가증자를 비롯해 현대전자·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 등 주요 계열사들의 각 1조원대 대규모 증자 등 그룹 전체로 12조1,694억원의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 현대그룹이 지난 1분기 중 이미 4조2,645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현대그룹 상장계열사들이 8조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현대 관계자는 『증자를 계획하고 있는 현대중공업·현대자동차·현대전자는 세계적 기업으로 증자물량을 소화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계열사 정리=올 연말까지 정리되는 계열사는 25개. 1분기까지 11개를 정리했으며 연말까지 14개를 정리, 계열사수는 지난해말의 49개(기아 제외)에서 324가 된다. 1분기 중 현대해상화재와 금강개발 등 11개가 분리됐으며 한국프랜지·서한산업은 5월, 현대산업개발은 7월께 떨어져나가고 칩팩코리아 등 4개사는 매각된다. 4분기에 8개사가 몰려 있는데다 이들 회사의 매각전망이 불투명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당초 그룹의 구조조정 계획에서 1조원 이상 자산을 가진 3~4개사를 매각하겠다고 밝힌 부분은 사라졌다.
◇자산매각=지난해말 제출한 당초 계획 7조157억원보다 3조4,060억원이 줄어든 3조6,097억원의 자산을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부문별로는 부동산이 3,584억원, 금융자산 2조2,015억원, 기타 자산은 1조498억원이다. 하반기에 전체 물량의 60%가 몰려 있으며 일부 사업부문 및 기계설비 매각은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강남사옥과 대산발전소(9,522억원), 현대전자 칩팩코리아 지분과 경기도 이천의 열병합발전소(5,689억원), 현대건설의 현대전자 지분(4,787억원), 현대자동차의 현대전자 지분과 트랜스미션 공장(8,466억원), 현대정공의 현대전자 지분과 철도차량 부문(3,116억원), 기아자동차 트랜스미션 설비(1,659억원) 등이 주요 매각대상이다.
◇유상증자=이번 수정안의 특징은 유상증자를 크게 늘린 점이다. 국내증자 11조1,787억원, 외자유치 9,907억원 등 모두 12조1,694억원 규모다.
기아자동차 3조3,732억원, 현대전자 2조7,381억원, 현대자동차 1조6,140억원, 현대중공업 8,100억원, 현대건설 9,933억원, 현대정유 3,525억원, 현대강관 3,546억원, 현대상선 4,586억원 등이다.
그러나 국내 증시여건을 감안할 때 현대그룹의 12조원 유상증자 물량이 무리없이 소화될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증권이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는 바이코리아 펀드가 유상증자용이라고 보고 있다.
◇외자유치=실현성을 감안해 외자유치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현대는 당초 외자유치 규모를 45억달러에서 54억달러로 늘렸다가 이번에 17억달러 규모로 줄였다.
현지법인 유치계획과 연내 입금이 불투명한 부분을 제외시킨 것이다. 상반기에는 1억9,500만달러에 불과하고 나머지 15억6,600만달러는 하반기에 집중돼 있다.
현대전자의 칩팩코리아 등 해외 자회사 매각은 실현가능성이 높고 현대전자와 현대건설의 대외신인도를 감안할 때 전환사채 발행도 가능성이 높다.
◇채무보증 해소=채무보증 해소계획은 1조4,471억원으로 동종 업종이 3,286억원, 이종업종은 1조1,185억원이다. 빅딜 및 정리대상 업체의 채무보증은 6월말, 동종업종 제한대상 채무보증은 2000년 3월말까지 해소한다. /연성주 기자 SJY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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