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과 론스타가 타결한 외환은행 지분매매계약 연장협상의 핵심은 두 가지다.
지난해 11월 맺었던 당초 가격에 지난 1일 론스타가 배당을 통해 챙겨간 주당 1,510원을 반영했다는 점과 앞으로 론스타가 추가배당을 실시할 경우 이를 가격에 반영하기로 문서화한 점이다.
하나금융의 한 고위관계자는 "배당금액을 매매가격에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를 론스타가 큰 반대 없이 받아들였다"며 "합리적인 가격변동 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에 이를 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5월24일 계약기간 만료 이후 지지부진하던 양측 간 협상은 론스타가 1일 배당을 결의한 후 불과 7일 만에 타결됐다. 론스타의 배당 때문에 계약연장이 늦어졌고 배당 이후 배당금을 매매가격에 연동해야 한다는 점에 양측 간 큰 이견이 없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론스타로서는 대규모 배당금 배당 이후 들끓은 비판 여론을 부분적으로 의식했을 수 있다.
하지만 하나금융의 동의 없이 론스타가 배당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점과 4~9월 외환은행 기업가치 증가분을 주당 650원으로 확정한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배당금을 매매가격에 반영하기로 했지만 론스타의 배당을 막을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이 사라진데다 배당에 따른 외환은행의 잠재성장능력이 떨어지는 부분을 어떻게 반영했는지 명확한 설명이 없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이번 협상으로 외환은행 인수 무산 위기는 모면했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계약유지 기간에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판단이 내려져야 한다.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주가조작 파기 환송심 결과에 따라 이번 계약의 운명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법원과 당국의 판단이 늦어질 경우 하나금융과 론스타는 또다시 계약유지 협상을 벌여야 한다.
하나금융은 어떤 경우든 지분인수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이다. 론스타가 무죄로 판결 나면 이번 계약은 무난히 진행될 것이고 유죄 판결이 나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을 강제 매각하면 이를 시장에서 매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원과 당국의 판단이 늦어지더라도 배당 등에 따른 외환은행 가치변화를 매매가격에 반영하기로 못 박았기 때문에 손해 볼 점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론스타가 3ㆍ4분기에 또다시 고배당을 실시해 국민 여론이 악화되면 상황이 꼬일 수도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정부가 여론을 의식해 판단을 유보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오는 11월까지 결론 나지 않을 경우 론스타가 계약을 파기하고 다른 금융회사와 손잡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