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때 군에 입대해 돌아오지 않은 남편의 순직 사실을 57년이 지나고서야 알게 된 80대 여성이 국가로부터 손해배상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5부(이성구 부장판사)는 전모(80)씨와 아들 김모(55)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총 8,700만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전씨의 남편은 결혼 이듬해인 1955년 입대했다가 한 달 만에 병에 걸려 사망했다. 하지만 전씨는 남편의 사망 소식을 듣지 못했다. 병적기록표를 작성한 공무원이 실수로 남편 이름과 생년월일을 잘못 적었기 때문.
전씨는 10여년 뒤 사망 신고를 한 뒤에도 남편의 행방을 찾다가 2012년 육군 참모총장으로부터 남편이 순직했다는 회신을 받았다.
이에 전씨와 아들은 국가를 상대로 재산상 손해배상과 위자료를 청구했다.
재판부는 "전씨가 공무원 잘못으로 고인의 사망 일시와 원인을 모른 채 장기간 유족보상금 등 법률 규정에 따른 보상금을 받지 못한 채 어렵게 생활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씨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