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영화가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제50회 칸영화제에서 비평가 주간상을 받은 폴 슬레탄느 감독의 「정크메일」이 그것으로 우편배달부 로이와 금발의 청각장애인 리네의 만남을 통해 자살, 살인, 불륜을 담은 영화이다.
「정크메일」은 수취인 불명의 우편물. 누가 누구를 사랑하고, 누가 누구를 미워하고, 누가 누구를 죽이려드는가. 그들 모두는 수취인 불명의 우편물과 같은 존재라는 이야기인가.
낡은 아파트에서 소음과 함께 살아가는 우편배달부 로이는 그렇게 성실한 사람은 아니다. 그는 어느날 우연히 서점에서 책을 훔치는 리네를 보고 호기심을 느낀다. 또 지극히 우연하게 리네의 아파트 열쇠를 구한 로이는 그녀의 허무한 공간을 찾아가 야릇한 흥분을 느낀다. 그러다가 리네의 자살 현장을 목격하고 그녀를 구한 로이는 종류를 알 수 없는 사랑에 빠진다.
일상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위험하게 전개되는 노르웨이의 뒷골목. 마약과 강도 그리고 더러움이 가난한 노르웨에 사람들의 정서를 험상궂게 만들어 간다.
「정크메일」은 우편배달부가 배달하기에는 너무 벅찬 이야기들을 담았다. 평범하지만 지극히 위험한 영화 「정크메일」은 영상이 얼마나 유연한 상상력의 산물인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로이 역의 로버트 샤스타드의 연기가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