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發 통합신당 논의 공식화

■ 김한길 與원내대표 국회연설
정치실험 마감 강조, 당해체 불가피성 역설
경기부양·부동산등 대선겨냥 정책도 구체화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행한 대표연설은 내년 대선을 향한 열린우리당의 현주소를 극명히 드러냈다. 정기국회 회기까지는 봉합하기로 했지만 10ㆍ25 재보선 이후 터져나오는 ‘통합신당’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는 처지며 또 당의 진로와는 상관없이 경제ㆍ정책분야에서는 내년 대선정국을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백화점식으로 나열되었지만 결국 당을 추스르고 내년 대선 본 게임을 준비하는 정책 어젠다(의제)를 제시하는 수준의 연설이었다. ◇통합신당 논의의 공식화=김 원내대표의 연설 핵심은 여당발(發) 통합신당 논의를 사실상 공식화한 것이다. 연설 첫머리에서 “(열린우리당 창당의) 정치실험을 마감하고 지켜가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가려내서 또 한번 다시 시작하는 아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일단 무수한 시행착오와 내부갈등 속에서 집권여당으로서의 안정적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한데 대한 ‘자성’의 측면도 띠고 있지만 그보다는 정계개편 논의의 방향을 천명했다는데 의미가 크다. 완곡한 어법이지만 당의 발전적 해체와 통합신당 창당이라는 큰 흐름을 제시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우리당 창당=정치실험'이라는 등식을 세운 뒤 `정치실험의 마감'을 강조함으로써 당 해체의 불가피성을 역설하고 `다시 시작하는 아침'이라는 표현으로 통합신당창당을 주창했다는 얘기다. 다만 이번 연설문에는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언급이 빠져있어 여전히 조심스러운 당 분위기를 보여줬다. ◇대선 겨냥한 경제ㆍ정책 드라이브 구체화=그는 다양한 경제ㆍ정책현안에 대해서도 방점을 찍었다. 당의 정체성이 논란이 되고 있지만 내년 대선정국에 대비 경기부양ㆍ부동산 등 주요 정책현안에 대한 보다 명확한 입장정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과의 정책협의회를 가동하기로 한 것도 정책현안 처리를 위한 야당과의 협력과 조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논란이 되는 경기부양과 관련해서는 “공적자금이 투입됐던 금융기관과 기업을 매각하면 당초 예상보다 20조원 내외의 (공적자금)초과 회수가 가능하며 정부는 이 재원을 바탕으로 경기진작을 위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제시해달라"고 밝혔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도 “부동산 제도개혁은 후퇴하거나 중단할 수 없는 시대적 소명”이라며 현기조의 유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며 “정부가 앞으로는 시세의 80% 이하로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면서 특히 신도시 등 공공택지나 도시재정비 사업지구, 즉 뉴타운 지구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부터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서도 "정부는 북한 핵 폐기를 담보하는 포괄적 접근으로 북한을 설득해내야 한다"면서 고위급 대북특사의 파견을 적극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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