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생도라지(대표 이영춘)가 예부터 구전으로 선약(仙藥)의 효능이 있다고 전해져 오던 ‘오래된 도라지(장생도라지)’를 과학기술로 현대화에 성공, 생산하고 있다. 농업은 신기술과 아이디어를 제품화해 성공하기 매우 힘들다는 기존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새로운 농업벤처기업 모델로 서고 있는 것이다. 경남 진주시 금곡면 정자리 1218의9 일대 2,380평 부지에 자리잡은 ㈜장생도라지는 이영춘(51)대표의 부친인 이성호(78ㆍ㈜장생도라지 대표이사ㆍ원장)씨가 개발한 친환경 특허작물 장생도라지를 단순히 생체상태로 판매하지 않고 농축액과 분말, 환(丸), 한방비누, 약주인 ‘진주(珍酒)’ 등 8개종 20개 제품으로 만들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단지 산나물로 알려진 도라지를 한국의 대표적 농업수출상품으로 개발, 미국과 일본, 홍콩 등 세계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농업의 기업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장생도라지는 이 원장이 개발한 재배법(특허045791호)에 의해 진주, 함양, 산청, 하동 등 지리산 자락에서 순수 자연상태에서 21년 이상 생장한 토종 도라지를 말한다. 장생도라지는 연구결과 인체에 유용한 약리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식품은 물론 의학적 가치까지 인정받고 있는 일종의 바이오 신소재이다. ◇장생도라지 개발 동기=이 원장은 평생을 도라지 재배법과 민간의약을 연구해온 농사꾼이자 민간 의학자로 통한다. 그는 ‘오래 묵은 도라지는 산삼보다 낫다’는 옛말을 마음속에 새겨 1954년부터 40여년 세월을 도라지를 연구 재배하는 데 보냈다. ‘도라지에 미친사람’이란 눈총까지 받아가며 다년생 도라지 재배연구에 몰두하게 된 것이다. 도라지는 통상 3∼4년생이어서 다년생을 재배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지리산에 움막을 짓고 4년째 연구하던 어느 날, 거름을 준 도라지는 생명이 다해 시든 반면 척박한 땅에 심은 도라지가 잘 자라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도라지는 땅속의 기와 영양분을 흡수해 자란다는 ‘생장의 비밀’을 알아내고 고향인 진주로 돌아 온 이 원장은 도라지를 재배지에서 3년에 한번 씩 척박한 땅으로 옮겨 심으면서 20년 이상 생명을 유지하는 장생도라지로 키우는데 성공했다. ◇약리성분을 분석하고 재배법 특허를=이 원장은 1989년 경상대학교 농과대학 식물연구팀에 의뢰해 장생도라지의 약리성분을 분석하고 1991년에는 다년생 도라지 재배법에 대한 특허까지 받았다. 식물연구팀의 성분분석 결과 장생도라지는 오래 생장할 수록 이눌린의 과당 중합도가 낮아 혈당강화, 면역증가, 항암효과 등 약리효과가 우수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이에 따라 이 원장은 1997년 회사를 설립하고 현재의 위치에 가공공장을 짓고 5개종의 제품을 생산, 판매에 들어갔다. 모든 제품에는 반드시 20년 이상된 장생도라지만을 원료로 사용했다. 씨앗부터 원료 사용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장생도라지 재배지 이력관리 프로그램’을 가동해 원료의 투명성도 확보했다. ◇대 이은 도라지 연구= 그러나 경영은 생각만치나 쉽지않았다. 장생도라지로 특허를 얻었지만 처음에는 투자를 위해 악성자금을 끌어다 쓰다 사업 첫해부터 부도위기에 몰리기 시작했다. 이 원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영향을 받던 당시 28억원의 부채를 지고 있었지만 매출액이 2,400만원에 불과해 경영난을 겪자 대기업에 근무하던 아들 영춘씨를 불러들였다. 경영을 맡게 된 이 대표는 철저한 경영분석과 공격적 마케팅으로 1년만에 10억1,200만원의 매출액을 올려 경영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어 99년에는 20억원, 2000년에는 30억원 등 매년 연간 매출액을 끌어 올렸다. 설립자인 부친의 장인 정신에 경영자의 기업마인드가 합쳐진 결과다. 이후 4년간은 매출액이 한계에 도달해 연간 30억원 선에 그쳤고 이 대표는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1999년 일본과 홍콩에 지사를 낸데 이어 2000년 미국 하와이, 2006년 싱가포르, 중국 등 세계 5개국에 8개 영업점을 확보해 수출에 주력했다. 이 대표는 연간 매출액의 10~15%를 연구개발에 재투자하고 신제품 개발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원료를 절감하고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장생도라지를 원료로 한 한방차와 약주 등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는 매출액을 1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 대표는 "매출 목표액 100억원 가운데 50%정도는 수출로 채우고 있다"며 "주요 수출 대상국인 일본과 홍콩 등지에서 호평을 받고 있어 목표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료수급 문제에 대해 이 대표는 "아버님께서 80년대 중반 진주와 산청, 하동, 함양, 거창 등지의 농민 250여명과 임야 및 농경지 100㏊에 장생도라지를 재배하기로 계약을 맺은 바 있어 원료수급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공기 생산 방식의 엄격한 공정관리 체계=㈜장생도라지가 희망을 쏘고 있는 것은 식품을 만드는 과정은 치밀하게 설계되고 엄격하게 관리되어야 한다는 마인드를 중심으로 모든 분야에 도입한 ‘항공기 생산 방식’이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부도직전 회사를 떠 맡을 때부터 항공기 생산 방식을 생각했다”며 “사소한 결함 하나까지 점검하는 항공기의 생산 공정처럼 치밀하게 살피고 엄격하게 관리하는 게 경영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00년 부채를 안고 4억5,000만원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자동화하는 등 한국위생관리생산시스템(KGMP)을 구축해 소비자들과 해외 바이어들에게 자사 제품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고 있다. 수출 계약을 맺은 기업이나 특판점과 대리점의 사장 등을 본사내의 연수관에서 직접 교육하고 견학시키고 강의까지 하면서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의 인사과장직을 포기하고 아버지 회사의 경영을 맡아 10년만에 성공한 농업벤처기업인으로 성장한 이 대표는 대통령 표창을 비롯, 15여개의 각종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는 “장생도라지는 1차 산업으로 분류된 농업이 의약ㆍ신소재 등의 첨단산업으로 발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지만 건강 기능성 식품과 관련된 법과 제도의 비 현실성으로 외국에선 인정받는 건강기능성을 국내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장생도라지 이영춘 대표 인터뷰 "동맥경화·뇌졸중·심장병등에 효과 기능별 약용식품 상품화 추진할것" "장생도라지의 약리적 효능은 현대과학으로도 밝혀지고 보고서 논문 등을 통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장생도라지의 이영춘(사진) 대표는 장생도라지에 관한 연구가 장생도라지생명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구성된 산ㆍ학ㆍ연ㆍ관 협동연구팀에 의해 1993년부터 계속적으로 수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도 이제 농업 비즈니스 시대가 돌입 했다"며 "나물로만 여겨져 오던 도라지를 약재는 물론 다양한 제품으로 개발, 수출하고 있는 ㈜장생도라지를 좋은 표본으로 삼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표적인 연구결과 및 약리적 효능은. ▦장생도라지에는 일반도라지에서 검출되지 않거나 그 함량이 극히 적은 1개의 스테로이드 물질과 1개의 사포닌 및 2개의 미확인 물질이 발견됐다. 장생도라지의 사포닌은 폐암주에 특이적인 활성이 밝혀졌다. 특히 재배년수가 증가할수록 도라지의 저장당인 이눌린의 프락토스(fructose) 중합도가 낮은 올리고프락토스(oligofructose) 수가 많은 비율로 구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무기염, 사포닌 및 각종 유용성분의 함량에도 차이가 있었다. -장생도라지가 지질대사 개선 활성에도 효과가 높다고 하는 데. ▦동맥경화, 뇌졸중, 심장병, 고혈압, 협심증 등 혈액순환기계 질환과 각종 성인병에 효과가 있고 노화 원인 물질인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효능이 있다. 고지혈증 유발 쥐에 3주간 실험한 결과 혈청 및 간장 중의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을 정상군과 유사한 수준으로 감소시켰으며, 동맥경화지수도 대조군보다 2~2.5배정도 낮게 나타나 고콜레스테롤과 고지혈증으로 유발되는 혈액순환계 질환의 예방 및 개선용 소재로서 활용가치가 인정됐다. -장생도라지의 밝혀진 당질대사 개선 작용은. ▦장생도라지 추출물에 알록산을 당뇨성 흰쥐에 투여하면 정상군과 비슷한 수준으로 혈당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혈청 및 간장 중의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동맥경화 지수, GOT, GPT, LDH 등이 현저히 감소됐다. 특히 장생도라지의 사포닌 및 이눌린 혼합액에서 당질대사개선작용이 우수한 것으로 판명돼 장생도라지 사포닌과 이눌린 혼합물을 이용한 당뇨병 예방 및 개선용 기능성 식품 제조소재로 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생도라지의 항암 및 면역활성에 대해서는. ▦복수암에 대한 항암효과를 알기 위해 장생도라지 추출물을 일주일간 투여한 사코마-180(sarcoma-180) 종양세포를 ICR 쥐에 이식하고 계속해 장생도라지를 투여하면 평균 생존일 수 연장율이 128%로 나타났으며, 30일까지 생존한 쥐도 3마리나 되었다. 고형암에 대한 항암효과도 복수암과 동일조건에서 장생도라지 투여군은 종양억제율이 61.5%로 나타나 일반 도라지보다 종양억제 활성이 훨씬 높았다. -세포독성은 없는 가. ▦장생도라지 열수 추출물을 사람의 폐암, 결장암, 자궁암, 피부암, 중추신경 암세포주 등에 6.25-200㎍/㎖ 농도로 투여하였을 때 직접적인 세포독성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향후 연구개발 방향은. ▦장생도라지를 주원료로 한 최적 한방 조성물을 개발해 기능별 약용식품을 상품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략제품을 집중 육성하고 수출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몰입할 것이다. 생명공학 분야의 국제교류 및 공동연구를 확대해 장기적으로는 제약화 기반을 구축하고 약용식품과 식품생명공학제품 등 제품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또, 한의학과 연계한 의약품사업도 추진할 것이다. 250여 농가에 매년 6억원 재배비 지급 ㈜장생도라지가 농가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농가에서 재배하는 쌀, 보리, 고구마 등 작물의 경우, 농비를 제외하면 평균 순수익이 평당 1,000원이라면 장생도라지를 재배할 경우에는 평당 4,000원으로 3~4배의 고수익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현재 250여 가구에 매년 6억원에 달하는 재배비가 지급되고, 가공식품으로 연간 65억원 이상의 매출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계약 재배자에게는 매년 수확량과 시세변동에 관계없이 항상 일정하게 재배비를 지급하기 때문에 매우 안정적인 고소득원이 되고 있다. 또 지방 부존자원을 활용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장생도라지의 재배는 농한기(2-3월)에 개간지 등 유휴지에서 가능하므로 재배면적의 확대에 비례해 경지자원의 활용효과가 증대하게 된다. 재배원가 절감과 환경 보전, 고용효과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재배에 필요한 도라지 모종과 재배기술을 영농조합이 지원하므로 별도의 경비가 들지 않고, 비료 및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 환경적 재배 특성으로 환경 보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원료의 재배와 가공생산을 위한 인력 수요가 연 평균 300명에 이르러 고용창출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