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가과세 폭발력…재산세·금융시장에도 영향

2007년부터 도입되는 양도세 실거래가 과세제도는 단순히 양도세를 실거래가 기준으로 내도록 하는 수준을 뛰어넘는 폭발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존의 양도세 과세체계는 실거래가에 비해 상당히 낮은 기준시가에 부합되게만들어졌기 때문에 기존의 세율구조, 공제, 비과세, 투기지역 제도 등 양도세 관련제도 전반의 적합성 여부에 대한 검토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실거래가 과세제도는 정부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삼는 재산세.종부세.상속세.증여세 등의 과세 형평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주택가격에 대한 정확한 통계 작성이 가능해지면서 금융기관의 담보대출부실을 줄여주고 부동자금이 보다 생산성있는 곳으로 흘러가도록 유도하는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양도세 체계 전반적인 재검토 불가피 양도세 실가과세를 도입하려면 양도세 체계 전반의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것이정부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행 양도세 체계는 매우 복잡하다. 토지.건물.부동산권리의 기본세율은 ▲ 양도차익 1천만원 이하 9% ▲1천만원초과∼4천만원이하 18% ▲4천만원초과∼8천만원이하 27% ▲8천만원 초과 36% 등 누진적 구조로 이뤄져 있다. 또 미등기나 등기후 보유기간 등에 따라 40∼70%의 단계적 세율을 부과하고 있으며 1가구3주택에 대해서는 60%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장기보유 특별공제는 ▲3년이상∼5년미만 양도차익의 10% ▲5년이상∼10년미만15% ▲10년이상 30% 등이다. 아울러 기준시가로 양도세를 계산할 때는 취득당시 기준시가의 3%를 필요경비로계산해 양도차익에서 빼주고 있다. 이런 세부적인 제도는 기준시가를 감안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실가과세 체계에맞도록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재경부의 생각이다. 이와 함께 현재 비상장 대기업 주식에 대해서는 20%,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10%의 양도세를 각각 부과하고 있는데, 주식 양도세율도 부동산 양도세 체계 변경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부동산과 주식의 양도세율 체계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논리에 따른 것이나 정부가 이 문제까지 검토할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태다. ◆ 실가과세, 금융시장에도 영향 재경부는 양도세 실가과세가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에도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경부는 실거래가 신고제도와 실가과세 제도가 잇따라 도입되면 ▲금융기관의부동산 담보대출 심사가 보다 정교해지면서 부실대출이 줄어들게 되고 ▲전국의 부동산가격이 제대로 파악되면서 당국이 맞춤식 정책으로 제대로 대응할 수있으며 ▲투기적인 부동산 투자수익률이 낮아져 부동자금이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으로 흘러들어 경제 전반의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가격 통계는 사실상 부동산중개업소들의 정보에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면서 "거래가 없는 호가만으로 가격이 급등한 것처럼 오해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가과세가 도입되면 전국의 부동산가격을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당국이 즉각 대응할 수 있게 된다"면서 "실가과세는 정확하고 풍부한 부동산가격통계가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실가과세는 부동산담보 대출 심사,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이동등에도 기여할 뿐 아니라 기업소유 부동산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이뤄지면서 기업회계의 건전성에도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 재산.종부.상속.증여세 과세 형평에도 기여 양도세 실가과세는 양도세 뿐아니라 정부의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재산세,종부세, 상속세, 증여세의 과세형평 향상에도 적지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재경부는보고 있다. 현재, 이들 세금의 과세기준이 되는 정부 공시가격이 시가를 제대로 반영하지못하고 있는 것은 감정평가법인들이 산정한 표본 가격이 부실하기 때문이다. 감정평가법인들은 조사인력이 적은데다 조사대상 표본주택도 많지 않기 때문에정확한 가격산정이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그러나 실거래가 신고가 의무화되고 실가과세가 정착되면 제대로된 가격정보가집중되면서 표준 주택이나 토지의 가격이 보다 정확하게 산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거래가 자료들이 풍부해지는 만큼 정부 공시가격이 보다 정확하게 시가를 반영하게 된다"면서 "이렇게 되면 취득, 등록세 등 거래세뿐아니라 재산세.상속.증여세도 보다 공평하게 부과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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