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창호(가운데) 하나마이크론 대표가 직원들과 한데 모여 USB 플래시 드라이브 제품인 ‘AXIS’와 MP3플레이어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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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살이 넘어서 새로운 일을 하겠다고 하니까 주변에서 만류를 하더군. 그러나 30여년 대기업 생활을 통해 익힌 노하우를 중소기업에서도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반도체 패키징 전문기업 하나마이크론(www.hanamicron.co.kr) 최창호(56) 대표는 자신감에 차 있다. 지난 2001년 8월 설립된 하나마이크론은 반도체 칩을 사용 용도에 맞게 가공해 제품으로 쓰이도록 하는 후공정 전문업체.
지난 73년 공채로 제일모직에 입사한 최 대표는 이후 삼성전자로 옮겨 반도체 관리본부장, 구미 공장장, 해외 복합단지장 등 30여년의 직장생활을 마무리한뒤 2001년 회사를 설립했다. 최 대표를 비롯해 임원 및 주요 인력이 삼성전자 등 반도체 전문가 출신들로 이뤄져 있다.
이들 ‘반도체 전문가 그룹’은 2002년 한양대 반도체 연구소와 기술개발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그 해 10월 삼성전자로부터 메모리 양산 QUAL(반도체 회사에 웨이퍼를 납품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품질인증)을 획득, 현재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후공정을 책임지고 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기존 휴대용 저장 장치인 플로피 디스크가 UFD(USB Flash Drive)로 대체될 것으로 보고 제품 생산에 일찌감치 나서 현재 세계 1위 저장매체기업인 이메이션(imation)에 이를 ODM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 제품은 현재 매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또 앞으로 RF(Radio Frequency) 기능을 내장한 교통카드, OS기능을 추가한 제품 등도 내놓을 계획이다.
직원이 600여명에 이르는 만큼 ‘직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를 항상 고민한다는 최 대표. 그는 ‘인본주의(人本主義) 경영’을 강조한다.
최 대표는 “직원들이 300명이 될 때까지는 이름을 거의 다 외웠는데 이제 나이가 들어 요즘은 자주 헷갈린다”면서 “그래도 직원들 사진과 신상에 관한 간단한 메모를 해 놓은 수첩을 자주 챙겨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 회사는 사내 대학을 운영, 내년 2월에는 첫 졸업생 22명을 배출한다.
본사가 위치한 충남 아산의 백석대학과 손 잡고 지난해 초 백석대학 하나마이크론캠퍼스를 사내에 마련한 것. 이러한 남다른 직원 사랑 덕분에 이 회사는 최근 노동부가 주관하는 ‘2005 노사문화 대상’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2002년 217억원, 2003년 455억원, 지난해 912억원 매출에서 올해 1,200억원을 기대하고 있는 하나마이크론은 양적인 성장과 함께 ‘가족 같은 일터’의 모습도 갖춰 간다는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