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기업 '슈퍼볼 장외 전쟁'

삼성전자·GM등 천문학적 광고비 투입…공중파TV는 초당 8,000만원까지 뛰어

글로벌 기업들의 ‘슈퍼볼(Super Bowl) 장외경기’가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오는 5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지상최대 쇼’인 슈퍼볼을 앞두고 제너럴모터스(GM)ㆍ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의 ‘슈퍼볼 마케팅’이 전쟁처럼 치러지고 있는 것. 기업들은 슈퍼볼을 광고효과 만점의 기회로 보고 천문학적인 광고비를 집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슈퍼볼 공중파 TV 광고비는 사상최고 금액인 1초당 8,000만원까지 치솟았다. 또 슈퍼볼 관람권은 비즈니스 파트너들에게 최고의 선물로 인식되면서 돈을 주고도 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처럼 ‘슈퍼볼 마케팅’이 과열양상으로 흐르자 일부에서는 “스포츠가 ‘돈 잔치’로 오염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슈퍼볼 마케팅’올인= 버거킹, GM, 포드자동차, 펩시콜라 등 글로벌 업체들이 슈퍼볼에 ‘올인’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전세계 180개국 10억명 가량의 시선이 집중되는 슈퍼볼에서 소비자들의 ‘눈 도장’을 확실히 받기위해 천문학적인 마케팅비용을 쏟아 붓고 있다.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도 최근 미식축구리그인 ‘NFL(National Football League)’ 공식후원 계약을 체결, ‘슈퍼볼 마케팅’ 경쟁대열에 동참했다. 천신만고 끝에 슈퍼볼의 광고권을 따낸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는 기상천외한 광고를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글로벌업체의 한 광고담당자는 “하나의 광고를 미국 국민의 40% 이상에게 전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슈퍼볼 빼고는 없다”며 “이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간 슈퍼볼 마케팅 경쟁이 격화되면서 TV 광고비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2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슈퍼볼이 열리는 시간 미국 3대 공중파 방송 중 하나인 ABC TV에 방영될 40개 스팟 광고의 광고비가 30초당 250만달러, 초당 8만3,333달러(약 8,100만원)에 달해 사상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의 30초 광고비 240만달러에 비해 4.2%가량 오른 것이다. 슈퍼볼 30초 광고비는 지난 96년 137만달러에서 2000년 238만달러로 급등했다가 9ㆍ11 테러 직후인 2002년 206만달러로 줄어든 뒤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다. ◇기업들 입장권 확보 혈안= 미식축구팀인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팬인 이안 매킨리는 지난주 경기 입장권을 시중에서는 도무지 구할 수 없어 eBay 등 경매사이트를 샅샅이 뒤져 간신히 700달러짜리 입장권 1장을 2,500달러(약 243만원)에 구입했다. 슈퍼볼 입장권 구하기가 이렇게 어려운 것은 미식축구광들의 열기 탓도 있지만, 기업들이 접대목적으로 관람권을 ‘싹쓸이’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슈퍼볼 입장권이 비즈니스 고객에게 ‘최고의 선물’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일부 기업들은 수 천장의 입장권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슈퍼볼 경기 VIP석은 경기 날짜가 가까워지면서 프리미엄이 최대 7~8배까지 높게 형성되고 있다. 개최도시인 디트로이트는 기업들의 ‘슈퍼볼 마케팅’ 열기가 높아지면서 “약 3억5,000만달러(약 3,5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이라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의 ‘슈퍼볼 마케팅’에 대한 시선이 곱지 만은 않다. 디트로이트의 한 시민은 “미식축구가 프로스포츠인 만큼 마케팅이 연결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스포츠는 뒷전이고 돈만 부각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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