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家 정통성 시비로 번지나

현대重, 현대그룹 상선지분 양도 요청 거부…현대重 '주주이익 극대화' 내세워 거절 불구
일부선 "현대家 적통승계용납못한다" 의견도…현대 "적대적 M&A 공식화한셈"…충돌불가피

전인백 현대그룹 기획총괄본부 사장이 2일 현대상선 대회의실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한 그룹의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다. /조영호기자


현대家 정통성 시비로 번지나 현대重, 현대그룹 상선지분 양도 요청 거부…현대重 '주주이익 극대화' 내세워 거절 불구일부선 "현대家 적통승계용납못한다" 의견도…현대 "적대적 M&A 공식화한셈"…충돌불가피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김상용기자 kimi@sed.co.kr 전인백 현대그룹 기획총괄본부 사장이 2일 현대상선 대회의실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한 그룹의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다. /조영호기자 관련기사 • 현대重 "현대그룹 요구 수용할 수 없다" • 현대차 '총수 공백 메우기' 굳은 결의 • 현대차 그룹株 '바닥모를 추락' • 'M&A논란' 현대상선 초강세 ‘현대가(家) 정통성 시비로 확산되나.’ 현대중공업 측이 현대그룹의 제안(현대상선 지분 10% 양도)에 대해 “불가하다”고 일축함에 따라 현대상선 경영권 쟁탈전이 휴화산으로 남게 됐다. 현대중공업의 입장을 액면대로 받아들인다 해도 당장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위협하지는 않겠다는 의미가 두드러질 중장기 변화에 대해서는 분명한 태도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나아가 이번 답변을 통해 ‘주주이익 극대화 원칙’을 내세워 현대그룹보다 우위를 확보한 지분구조를 스스로 포기할 생각이 없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는 곧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자 조만간 시장에 매물로 나올 현대건설 인수전에서도 커다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정주영 명예회장으로부터 시작된 현대가의 정통성 문제가 새롭게 불거지는 양상”이라며 “당대 현정은 회장 체제는 인정하겠지만 이번에 확보된 지분을 통해 후계 승계에는 적극 관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현대그룹 “소모전은 피하려고 했는데”=현대그룹 측은 현대중공업의 답변에 대해 매우 답답하다는 반응이다. 당초 현대중공업그룹 측에 현대상선 매각 제의를 했던 것은 압박을 가한다는 의미보다는 원만한 대화해결을 이루기 위한 포석이었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날 공식 발표 직후 “양측이 더 이상 걷잡을 수 없는 대결상태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오늘 오전 현대중공업그룹 측 중역과 통화해보니 대화 제의에 응해올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낙관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후 현대중공업그룹 측의 반응에 대해 현대그룹 측은 적대적 인수합병(M&A) 의도를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날 현대중공업그룹 측은 현대상선 지분을 당장 매각할 의사는 없으며 주주이익 극대화 원칙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고려할 사항’이라고 밝혀 사실상 오랜 기간 현대상선의 대주주로 남겠다는 의사를 간접 시사했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이날 경영권 행사 의사가 없음을 덧붙이기는 했지만 이것은 아무런 법적 구속력이 없는 약속이므로 신뢰할 수 없다는 게 현대그룹 측의 시각이다. 이 같은 상황이라면 양측간 정면 대결은 불가피해 보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다만 현재 표면적으로 드러난 전력만 놓고 봤을 때 현대그룹이 절대적으로 열세인 상황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당장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 규모에서 현대그룹 측을 3배가량 압도하기 때문. 더구나 이미 과거 한차례 현대그룹 경영권 인수를 시도한 적이 있는 KCC그룹 측과 연계할 경우 직접적인 자금동원력 차원에서는 현대그룹 쪽에 승산이 없다는 분위기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의 최대주주세력 지위를 현대중공업그룹 측에 빼앗김에 따라 전환사채(CB) 발행이나 유상증자 참여의 방어수단을 쓰려고 해도 이사회 결의과정에서 저지당할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우호세력에 기대는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현대중공업그룹, ‘현대가 적통 승계는 용납 못한다’=한편 재계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그룹의 경영권은 인정해도 현대건설 인수 등을 통한 현대가의 적통 승계는 용납하지 못한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현대가의 주춧돌이 되는 기업인 만큼 향후 기업 공개매각 과정에서 현대그룹이 현대상선을 앞세워 현대건설을 가져가는 것을 제지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 측은 “현대그룹 경영권 방어 자금은 현대상선이 아니라 현대엘리베이터 등 다른 계열사와 우호세력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므로 현대상선의 현대건설 인수자금 마련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현대중공업그룹의 이번 경영권 분쟁 여파로 간접적인 사정권에 있는 현대건설의 주가가 뛰고 있어 인수자금 부담이 커지는 등 간접적인 여파가 미치고 있어 현대그룹으로서는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될 경우 양측 모두 정상적인 투자활동에 사용할 자금을 범현대가의 감정싸움에 낭비하는 소모전을 벌이게 돼 결과적으로 산업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오너 가족간 감정싸움이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대화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입력시간 : 2006/05/0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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