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동산 거품 논란에 '경계' 기류

글로벌 부동산시장의 거품 붕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식시장 내부에서도 벌써부터 경계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부동산과 주식은 대체 투자수단의 성격을 지녀 부동산 투자 메리트가 줄어들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조정이 증시에 미칠 역효과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지난 4월 신규주택착공과 건축허가가 급감하고 일부 지역의 경우 주택가격 하락이 가시화되는 등 미국발 부동산 거품 붕괴 우려가 전세계 금융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국내적으로도 정부 당국자들이 잇따라 부동산 거품에 대한 경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논란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증시에서도 이미 경계심리가 발동, 부동산시장의 동향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부동산 거품이 터지면 소비심리를 크게 위축시켜 경기 침체를 야기하게 되는 만큼 증시로서는 설상가상격의 `대악재'에 직면하게 되는 셈이다. 매출 부진에 따른 기업 실적 악화, 금융기관 가계대출 부실화, 건설투자 둔화 등 증시에 미칠 충격파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부동산가격 급락 상황을 피해가더라도 미국에서 한꺼번에 거품이 꺼질 경우 수출기업에 심대한 타격을 피할 수 없다. 다만 부동산시장이 연착륙에 성공할 경우 부동산 투자 메리트가 저하되는 대신증시가 투자대안으로 부각되면서 부동자금이 유입되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는 있다. 삼성증권 오현석 애널리스트는 "아직까지는 증시가 부동산 문제를 인식하지는않고 있는 상태"라면서 "그러나 부동산시장이 경착륙하는 상황이 온다면 증시도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을 거품으로 봐야 할지에 대해 판단이 분명치 않다"면서 "특정 지역의 문제가 전체 부동산시장을 급랭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은 적다고 보지만 이 문제는 증시가 반드시 염두에 둬야할 중요한 변수로 부각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주택가격이 미세조정에 그친다면 증시로서는 나쁠게 없다"면서 "그러나 일본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주택가격이 급락하게 되면 증시도 동반 충격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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