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8월 20일] '녹색성장의 해외 교두보' 印尼

승은호(코린도그룹 회장)

올 3월 이명박 대통령이 인도네시아를 국빈방문한 이후 인도네시아의 자원에 대한 잠재적 가치가 부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육지면적이 한반도의 약 10배에 이르며 해양면적까지 합치면 약 40배나 된다. 크기에 걸맞게 각종 광물ㆍ산림ㆍ해양 에너지 자원의 보고여서 인도네시아 투자청 장관이 “아직 미개발된 자원을 고려하면 세계 톱10 국가에 진입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공언할 정도다. 코린도그룹이 중점적으로 투자해온 인도네시아 자원 조성사업 가운데 조림사업의 경쟁력은 세계에서 브라질 다음으로 높다. 1㏊, 즉 1만㎡ 넓이의 산림에서 나무가 일정기간 자란 양을 ㎥로 환산한 뒤 햇수로 나눈 연평균 생장량(MAIㆍMean Annual Increment)이 코린도 클론임업의 경우 현재 약 30㎥(브라질 45㎥, 한국 3㎥)이며 10년 후에는 4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만큼 탄소흡수원으로서의 가치 역시 월등한 상황이므로 한국의 저탄소 녹색성장의 해외교두보로 시급히 투자돼야 할 분야라고 생각한다. 인프라 구축 부담이 투자 저해
인도네시아는 팜오일 생산ㆍ수출 부문에서도 올해부터 말레이시아를 제치고 명실상부한 세계1위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인도네시아는 약 4,000만톤의 전세계 팜오일 생산량 중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오는 2020년까지 생산량을 2배로 늘리기 위해 농장면적을 남한면적과 같은 약 1,000만㏊로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인구 증가로 식용유 수요가 늘고 있는데다 팜오일이 신재생 에너지인 바이오디젤의 원료 가운데 가장 저렴하기 때문에 농장의 확장 속도는 이미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한국 정부도 목재 및 우드 펠릿(Wood Pellet) 공급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기후변화협약에 대응한 탄소흡수원 확보 등을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와 70만ha를 조림하겠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저탄소 녹색정책을 추진, 많은 기업들이 인도네시아 조림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임지확보ㆍ주민보상이 쉽지 않은데다 사업수행을 위한 기본적인 행정 시스템과 도로ㆍ항만 등 시설 인프라가 열악해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같은 개발도상국은 투자자의 자본과 기술ㆍ핵심인력만으로 투자가 가능한 선진국과 달리 사업지 안팎의 기반시설을 직접 구축해야만 사업이 가능하므로 신규 투자자가 감당해야 할 초기 비용이 너무 과다해 투자를 주저하거나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돌이켜보면 코린도가 걸어온 길도 너무 먼 길이 아니었나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난 40년 역사 중 반쯤을 각종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전문인력을 키우는 데 보냈기 때문이다. 코린도는 지금까지 서울시 면적의 약 2배에 해당하는 인도네시아 땅에 유칼립투스 펠리타와 아카시아 망기움 등을 조림(약 8만㏊)하거나 오일팜 농장(약 3만㏊)으로 가꿔 후발 투자자들에게 힘이 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앞으로 보다 빠른 길을 찾아야만 녹색성장의 동력을 얻고 해외 자원ㆍ에너지 기지를 구축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민관합동 모델로 속도 높여야
그렇다면 말레이시아ㆍ중국계 자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자원조성 분야에서 한국 자본이 단시간에 진입장벽을 극복하고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우선 현지에 잘 적응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전문성을 가진 현지 투자기업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실패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 민관 합동으로 연구개발ㆍ교육훈련 기반시설 등을 갖춘 소규모 시범사업지(Demo Plot)를 만들어 한국 투자자들이 나무, 우드 펠릿, 바이오디젤 가공ㆍ처리 시설을 포함한 대규모 첨단 조림단지 조성을 촉진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전략적 접근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공적개발원조(ODA) 자금 등을 시범사업지 부근 인프라에 투자하고 한국 과학기술계의 우수 인력 등을 적절히 조합해 활용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를 조속히 구축ㆍ가동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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