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새벽(한국시간) 남아공 월드컵 북한-브라질 경기가 열린 요하네스버그 엘리스파크 스타디움. 브라질을 응원하는 노란색 물결이 넘실대는 경기장 관중석에 빨간 상의와 모자를 착용한 40~50대 북한 응원단 100여명이 인공기를 흔들며 외롭게 응원전을 펼쳤다.
북한뉴스 포털 데일리NK는 이날 중국의 대북소식통을 인용, 북측 응원단이 외화벌이를 위해 아프리카에 파견된 '대외건설회사' 소속 노동자와 '만수대창작사' 해외사업부 인원들이라고 보도했다.
대외건설회사는 북한의 해외 건설사업에 동원되는 노동자들에 대한 송출 및 현지관리를 담당한다. 북한은 적도기니 등 아프리카 국가에 최소 수백명 규모의 건설인력을 파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만수대창작사 해외사업부 인력들은 그동안 콩고ㆍ나미비아ㆍ앙골라ㆍ에디오피아ㆍ짐바브웨 등의 독재정권 우상화 조형물 제작으로 외화를 벌어들여 왔다.
북한은 당초 평양에서 대규모 응원단을 파견할 계획이었으나 경비가 많이 들고 응원단을 통제하기 쉽지 않다는 등의 문제 때문에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응원단 파견 취소 후 국제축구연맹(FIFA)이 본선 참가국에 제공하는 공짜 티켓(자국 경기에 한해 65장씩)을 조총련 및 해외조직을 통해 1장당 169달러에 판매하려다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연합뉴스는 이날 북한 응원단의 일원이 "그저께 밤에 100명 정도가 여기에 도착했다. 모두 평양에서 왔으며 자원해서 온 보통 노동자들이다. 북과 남이 합심해서 다음 단계(16강)로 돌파했으면 좋겠다" "북한의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관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