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아깝다, 톱10"

첫날 선두권서 '미끄럼'… 공동 13위 그쳐




한국의 최경주(35ㆍ나이키 골프)가 2006년 PGA투어 첫 풀 필드(Full field) 경기인 소니 오픈(총상금 510만달러)에서 아쉽게 톱10밖으로 밀려났다. 177.5cm, 72.5kg로 서양인치고는 작은 체구의 데이비드 톰스(39ㆍ미국)가 정상에 올랐고 슬럼프에서 허덕이던 데이비드 듀발(35ㆍ미국)이 이날만 보기 없이 7언더파를 쳐 팬들을 반갑게 했다. 16일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의 와이알레이 골프장(파70ㆍ7,060야드)에서 끝난 PGA투어 소니 오픈. 지난주 메르세데스챔피언십이 지난해 우승자 28명만이 출전한 초청경기였던 것과 달리 이 대회는 142명의 선수들이 총 출동한 풀 필드대회였다. 첫날 공동 2위였다가 공동 8위로 떨어진 채 이날 경기를 시작했던 최경주는 버디2개와 보기1개로 1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를 기록했다. 그는 이날 1번홀(파4)부터 버디를 잡아내 선두그룹 추격에 나서는 듯 했지만 2번 홀부터 15번 홀까지 무려 14개홀 동안 답답한 파 행진으로 제자리 걸음만 반복했다. 16번홀(파4) 보기로 20위권까지 떨어질 위기를 맞았던 최경주는 마지막 홀에서 3m 버디를 낚아 10위권 입상을 확정 지었다. 그는 마지막 홀에서 나흘 내내 버디를 낚았다. 그러나 전날 89%까지 올랐던 아이언 샷 그린 적중률이 56%로 떨어지는 바람에 순위가 또 내려 앉았다.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은 이날만 5타를 줄인 톰스였다. 채드 캠벨(미국)과 공동선두로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 각축을 벌인 톰스는 버디6개를 쓸어 담고 보기 1개를 곁들여 4라운드 합계 19언더파 261타로 캠벨에 5타차 완승을 거뒀다. 그는 지난해 악센추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 이후 1년 만에 우승컵을 추가하며 통산 12승을 기록했다. 캠벨은 이븐파 70타에 그쳐 이날 8타를 줄인 로리 사바티니(남아공)에게 공동 준우승(14언더파 266타)까지 허용하고 말았다. 지난해 챔피언인 비제이 싱(피지)은 합계 9언더파로 6위에 올랐다. 한편 우승 경쟁과 관계없이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선수는 듀발이었다. 전날 82위에 처져있던 그는 이날 보기 없이 5연속 버디를 포함해 버디만 7개를 잡아내 최종합계 2언더파 278타를 기록, 공동 31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2번홀에서 첫 버디를 기록한 듀발은 6번홀부터 10번홀까지 5개홀을 잇따라 버디로 마무리했고 16번홀에서 또 1타를 줄였다. 이날의 7언더파는 3년 만에 그가 기록한 최소타이며 4라운드 합계 언더파를 기록한 것은 2년 만에 처음이다. 듀발이 이처럼 선전한 요인은 무엇보다 퍼트 수가 24개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6m이상 되는 버디 퍼트가 2번 있었고 4m쯤되는 파 세이브 퍼트도 2번이나 홀인 됐다. 이날 그의 플레이를 지켜 본 관계자와 팬들은 한때 세계랭킹 1위였고 99년 PGA투어 정규 대회에서 59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극도의 부진으로 컷 탈락을 밥 먹듯 했던 듀발이 “이제 옛 기량을 되찾는 것 같다”며 반가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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