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보험사들은 포스트(post) 금융위기를 기회로 삼아 보험업계의 지각변동을 이끌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있다. 주변환경이 요동칠 때 오히려 선두업체와의 격차를 줄이고 회사 위상을 한 단계 올리겠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 글로벌 금융위기 와중에 중하위권 생명보험사 가운데 외국계는 부진한 반면 국내사는 상대적으로 약진했다. 보험료 매출(수입보험료) 부문에서 AIA생명(옛 AIG생명)과 메트라이프는 각각 9위, 11위로 전년보다 2단계, 3단계 밀린 반면 동양생명(7위)과 금호생명(8위)은 전년보다 3단계 도약했고 신한생명(6위)과 흥국생명(10위)도 2단계 올라갔다. 특히 자본시장법 시행과 금융지주회사법의 국회 통과, 눈앞에 다가온 보험업법 개정과 회계기준 강화 등 제도 변화를 비롯해 인수합병(M&A) 및 기업공개(IPO) 가속화 등은 보험업계에 위기이자 기회 요인이다. 이 때문에 이들 보험사는 보험 본연의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판매채널 강화, 신상품 개발, 전 사업 부문의 혁신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한생명은 한화그룹 차원의 ‘위대한 도전(Great Challenge) 2011’이라는 슬로건 아래 수익구조를 혁신, 오는 2011년까지 새로운 도약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판매채널별 경쟁력 강화 ▦신상품 적극 개발 ▦퇴직연금시장 점유율 확대 ▦자산운용 수익 극대화 등을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신한생명도 ‘성장동력 강화와 질적 성장’을 올 하반기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업계 4위의 위상을 다지기로 했다. 동양생명은 생보사 첫 상장을 계기로 삼아 중장기적으로 ‘빅4’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동양생명은 상장을 통해 유입되는 자금으로 지급여력비율을 대폭 개선하는 한편 다이렉트 영업과 방카슈랑스, 전문대리점(GA) 영업 등 신채널을 재정비할 방침이다. 동부생명은 ‘최상의 상품과 서비스를 통한 이익ㆍ매출 성장률 1위 생보사’를 중장기 비전으로 선포했다. 이를 위해 동부생명은 ▦채널별 경쟁력 강화 ▦수익구조 개선 ▦지원역량 선진화 ▦최고의 인재 확보 ▦고객 서비스 혁신 등 5개 전략방안을 정했다. 동부화재도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금융 선진화를 위한 새로운 사업모형 개발에 나섰다. 보험기능과 투자기능을 결합한 상품을 개발해 전통적인 보험사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종합금융화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롯데손해보험은 ‘2012년까지 자산 5조원, 시장점유율 6% 달성’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매출ㆍ수익 증대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특히 롯데백화점ㆍ롯데마트 등에 이른바 ‘롯데 금융플라자’를 개설해 고객이 쉽게 보험상품을 만나고 맞춤형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LIG손해보험의 경우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보험시장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올해 안에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해 동남아 지역까지 사업을 확대하는 등 해외시장을 미래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