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3월 11일] 관광산업과 일자리 창출

구삼열(서울관광마케팅㈜대표이사)

세계 1위의 ‘MICE(meetings, incentive travels, conventions & exhibitions)’ 개최건수를 자랑하는 싱가포르에서는 컨벤션 및 복합 엔터테인먼트 콤플렉스인 ‘센토사 리조트 월드’, 컨벤션과 카지노 시설을 갖춘 ‘마리나베이 샌즈 복합리조트’ 등 수십만㎡ 규모의 대규모 공사가 한창이다. 홍콩ㆍ마카오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다른 관광국가들 역시 관광 인프라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는 추세다. 전세계적인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지금 이들 국가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관광산업을 육성하는 이유는 바이오산업ㆍ신재생에너지산업 등과 함께 관광산업이 21세기 경제 분야에서 최고 효자 노릇을 할 성장동력산업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관광산업은 사람이 하는 서비스, 이른바 ‘호스피털리티(hospitality)’를 핵심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그 어떤 산업 분야보다 노동 집약적이고 고용창출효과가 크다. 세계 최대 국제 컨벤션기구인 ‘MPI(Meeting Professionals International)’ 통계에 따르면 현재의 성장속도를 기준으로 관광 및 MICE 분야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오는 2015년께 중국은 320만명, 인도 170만명, 두바이 30만명가량의 호스피털리티 인력(관광서비스업 종사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40만~50만명의 신규 인력시장이 창출될 것이다. 또 국가 간 인력 이동 역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야말로 국경 없는 산업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폭발적인 인력 수요가 예상되는 분야이지만 관련 분야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제도나 내세울 만한 커리어 모델이 구축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국제화 시대에 걸맞은 언어 구사력과 타 문화에 대한 이해, 전문 지식 등을 갖춘 호스피털리티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전략적ㆍ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호스피털리티 전문가는 국제무대를 대상으로 활약할 수 있는 글로벌 직업일 뿐 아니라 정년이나 은퇴도 없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직종이다. 요즘 유행하는 이른바 유비쿼터스 일자리의 대표 주자라 할 만하다. 다행히 서울관광마케팅(주) 컨벤션 뷰로가 지난해 11월 아시아 최초로 MPI 지부를 설립하고 국제 수준의 교육제도와 국제컨벤션기획사 자격증인 ‘CMP(Certified Meeting Professional)’ 시험을 도입하는 등 글로벌 컨벤션 전문가 양성에 시동을 걸었다. 이를 계기로 관광 및 MICE 분야의 전문 인력 확충에 박차가 가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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