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자원민족주의' 강화

민간에너지업체 지분 매입등 영향력 확대

중앙아시아 최대 산유국인 카자흐스탄이 국영 에너지업체를 통해 자원민족주의를 강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9일 외신에 따르면 카림 마시모프 카자흐 총리는 지난 6일 자국 국영 에너지업체인 ‘카즈무나이가즈’(KMG)가 민간 에너지업체인 ‘만기스타우무나이가즈’(MMG)로부터 주요 의사결정 저지지분(blocking stake)을 사들이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KMG가 사들이려는 MMG 지분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주요 의사결정 저지지분을 확보하게 되면 MMG에 투자한 서방회사들의 영향력은 자연히 감소하게 된다. 지난 95년 출범한 MMG는 이듬해 카자흐 정부로부터 25년간 아사르ㆍ부르마샤ㆍ칼람카스 등지의 유전 탐사 및 생산권을 취득했으며 산유량은 하루 12만배럴 정도다. KMG의 MMG 지분 인수는 91년 소련 연방 해체이후 외자유치가 절실하던 시기에 조급히 맺은 외국업체들과의 유전개발 계약이 불공평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카자흐 정부는 또 지난 8월부터 자국 최대 유전인 카샤간 개발 문제를 놓고도 국제컨소시엄 ‘아지프 KCO’와 재협상을 벌이고 있다. 아지프는 30년래 세계 최대 매장량(700억배럴)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카샤간을 지난 97년부터 개발해 왔다. 그러나 개발상 어려움 때문에 상업생산 시점을 2010년 하반기로 미뤄달라고 요구했으나 카자흐 정부는 지난 7일 현금보상을 하든지 아니면 KMG의 아지프 지분을 확대하든지 택일하라고 아지프측에 최후통첩을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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