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으로 세상을 바꾼다] SK텔레콤

"짧지만 강하다"… 자신감 충만한 T
다양한 감성 마케팅 통해
문화코드로 자리매김

지난 5월 단국대학교 축제 기간 동안 학내에 설치된 SK텔레콤의‘위크앤티(Week&T)’ 부스 앞에 대학생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SK텔레콤은 위크앤티 부스에서 각종 칵테일을 무료로 제공하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체험장도 마련해 상당한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 /사진제공=SK텔레콤

17일 한강 반포지구에서 열린 SK텔레콤 주최 플로팅 아일랜드 거리응원전 모습. 이날 응원전에는 25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다. /사진제공=SK텔레콤

지난 2006년, 우리나라 이동통신 시장은 번호이동제도 도입으로 급격히 재편되는 양상을 보였다. 가뜩이나 시장 자체가 포화 상태에 다다른 상황이었다. 차별화된 서비스와 상품을 알기 쉽고 임팩트 있게 전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 SK텔레콤은 기존의 '스피드 011'이라는 파워브랜드를 버리고 'T'를 선보였다. T에는 텔레콤(Telecom), 최고(Top), 신뢰(Trust), 함께(Together)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짧지만 그만큼 간결하며, SK텔레콤의 자신감이 드러나 있다. 여기에 2008년에는 브랜드 리뉴얼 작업도 이뤄졌다. 기존의 다소 딱딱한 T 로고가 뫼비우스의 띠 모양으로 부드럽게 바뀐 것. 새로워진 T에는 '드림 리본(Dream Ribbon)'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다. 유선형과 안팎이 열린 형태를 통해 고객 지향성을 나타낸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T가 이동통신 사업에만 국한되는 브랜드가 아니라 나이키, 코카콜라, 스타벅스처럼 소비자들의 삶 속에 녹아드는 친숙한 문화코드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감성ㆍ문화 마케팅을 시행해 왔다. SK텔레콤 매장인 'T월드'의 인테리어 디자인은 전국 3,000여개 어느 대리점에서도 일관성이 유지되도록 했다. SK의 기업 색깔인 빨강, 주황을 이용해 방문객들이 익숙함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한 것. 또 각종 광고와 리플렛, 포스터, 현수막 등에 T로고를 이용해 시각적 일관성을 높였다. 이는 이동통신 사업의 특성상 요금 등 서비스와 상품이 새로 생기거나 바뀌는 경우가 많은데, 홍보물에 시시각각 바뀌는 홍보 콘텐츠를 담으면서도 동일한 기업 정체성을 각인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특히 리플렛과 포스터 등의 인쇄 홍보물에는 보다 정교한 전략이 활용된다. 먼저 최적의 정보량과 간결한 문구를 지향한다.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전문용어를 일상적인 용어로 대체하고 간결하게 작성하는 데 중점을 맞췄다. 또 T로고 외에도 서비스의 특징을 직관적으로 드러내는 아이콘, 동일한 규칙이 적용되는 정보 배치, 서비스별로 적용되는 컬러를 이용해 효율적인 정보 전달이 가능케 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부터 '위크앤티(Week&T)' 문화주간 행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 고급 레스토랑 문화를 친근하게 즐길 수 있도록 청담동 등지의 레스토랑에 가입자들을 초청해 식사를 제공하고 갤러리 관람 행사를 열거나, 축제기간인 대학들을 찾아가 '비비디썬라이즈' 등의 특별한 칵테일을 제공하고 스마트폰을 체험해볼 수 있는 부스를 설치하기도 했다. 젊은 층을 위한 문화 체험 행사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또 지난해 7월 지난밸리록페스티벌과 함께 록 페스티벌 위크앤티 행사를 마련한 데 이어 오는 8월에도 '써머 위크앤티 2010'을 개최, 국내외 정상급 뮤지션들의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카니예 웨스트, 캘빈 해리스 등 해외의 유명 뮤지션들이 써머 위크앤티 2010을 위해 한국을 찾는다. SK텔레콤은 이밖에도 감성 트렌드 매거진 '티슈(Tissue)를 2008년부터 발행하고 있다. 휴대하고 읽기 쉬운 초소형 매거진 티슈는 'T에서 발행하는 새로운 이슈'라는 뜻과 '티슈처럼 한 장씩 가볍게 뽑아갈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수도권 주요 T월드 매장 40여 곳 및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카페 등에서 무료로 구할 수 있는 티슈는 맛집, 여행, 쇼핑, 공연 등 8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돼 있다. 이같은 마케팅 활동은 지난 2007년 8월 신설된 브랜드전략실에서 체계적으로 추진된다. SK텔레콤 브랜드전략실은 앞으로도 ▦감성ㆍ가입자 친화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T브랜드의 문화적 역할 강화 ▦가입자의 생활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브랜드 역할 강화 ▦혁신적인 조직 역량 개발을 통한 브랜드 역할 증대 등 다양한 전략을 수행할 예정이다.
다시한번 대~한민국
"월드컵 마케팅도 SKT"


최근 취업 포털사이트 인크루트가 직장인 6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월드컵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업으로 SK텔레콤(28.5%)이 꼽혔다. 적극적으로 다양한 월드컵 마케팅을 펼친 덕이 크다. 우선 거리 응원이 빠질 수 없다. SK텔레콤은 지난 12일과 17일 그리스전, 아르헨티나전을 위해 '한강 반포지구 플로팅 아일랜드 거리응원전'을 개최했다. 한강에 가설무대와 대형 LED 스크린을 설치하고 김장훈ㆍ싸이(12일), 브라운아이드걸스ㆍ포미닛(17일) 등이 출연하는 라디오 공개방송까지 사전 행사로 진행해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다. 덕분에 그리스전에는 3만여명이, 아르헨티나전에는 25~30만명(자체 집계) 반포 지구를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SK텔레콤은 거리응원의 중심지인 서울시청에서도 거리응원을 후원했다. 통신사인 만큼 주요 거리응원 지역에서 무선랜(WiFi)도 제공했다. 서울광장ㆍ청계광장 등 주요 거리응원지역에 무료로 와이파이를 쓸 수 있는 '와이파이 스트리트'를 구축하고 주변 네트워크 증설을 통해 거리응원을 지원한 것. 덕분에 거리응원 참가자들이 맘껏 트위터와 각종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SK텔레콤은 이밖에도 지난 6일부터 명동에 축구 문화공간인 'T스타디움'을 운영하고 있다. T스타디움은 경기 '관람석'과 선수들의 '락커룸' 등 축구경기장을 모티브로 구성한 팝업 공간. 명동예술극장 앞 광장에 위치해 시민 누구나 LED 전광판으로 축구 관련 영상물을 보면서 쉴 수 있는 공간이다. 락커룸을 구경하고 아디다스의 월드컵 공인구 등 다양한 전시를 체험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大~한민국' 응원티셔츠도 제작됐다. SK텔레콤은 한국의 16강 진출을 위해 더 큰 목소리로 응원하자는 뜻으로 큰 대(大)자를 강조한 슬로건을 붉은 티셔츠에 담았다. 특히 남아공 월드컵 공식 파트너사인 아디다스와 손잡고 야간에도 빛이 나는 특수소재로 티셔츠를 제작해 수많은 인파가 몰린 응원전에서도 돋보였다. 통기성도 뛰어나 무더위 속에서도 힘차게 응원을 펼치기 적합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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