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정크본드(JUNK BOND·투기등급 채권) 시장의 활성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금감원은 신용도가 낮은 중견·중소(벤처)기업들도 직접금융시장에서 필요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채권시장이 다원화돼야 한다고 보고 투기등급(신용등급 BB 이하) 채권시장의 수요기반을 확충하면서 정크본드 발행을 활성화시킬 방침이다.
금감원은 정크본드에 대한 수요확충 방안으로 정크본드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기업 구조조정기금·벌처펀드 등의 조성을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현재 일부 펀드의 자산운용이 발행시장에서의 유가증권 취득으로 제한돼 있는 규정도 개정, 유통시장에서 투기등급 채권에도 투자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철저한 위험관리 시스템과 분산투자 지침을 전제로 현재 투기등급 채권에 대한 투자를 금지하고 있는 은행·투신·보험 등 주요 기관투자가의 자산운용 내규를 변경, 투기등급 채권의 편입을 유도하면서 수요기반을 확충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 최근 증권연구원으로부터 「정크본드 시장 발전방안」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를 보고받고 구체적인 세부 실행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금리 체제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수익률만 양호하다면 정크본드 시장이 활성화할 여건은 갖춰졌다고 본다』며 『우선 정크본드에 대한 수요확충 기반을 마련, 고수익 고위험인 정크본드 시장을 조성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근 정크본드의 발행규모는 지난해 5대 그룹 회사채 발행제한에 따라 투자대상을 찾지 못한 기관투자가들의 수요로 크게 늘고 있으나 5대 계열 회사채 발행제한이 해제될 경우 다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 1·4분기 중 신용등급 BB 이하의 정크본드 발행규모는 2조9,960억원으로 지난해 4·4분기의 2조1,690억원에 비해 38.13%, 8,270억원이 늘었다.
금융권에서도 최근 정크본드와 부실기업을 인수해 회생시킨 뒤 이를 되팔아 이득을 얻는 벌처펀드(VULTURE FUND)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미래에셋은 구조조정 대상기업의 회사채(정크본드)를 인수하거나 성장가능성이 높은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벌처&벤처펀드를 상반기 중 상품화할 계획이다. 제일투자신탁 역시 투기등급 채권도 투자대상에 포함시킨 정크본드형 공사채형 수익증권(브론즈 공사채)을 지난 24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벌처펀드 운용사인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에 대한 영업인가 신청도 잇따르고 있다. 구조조정 전문회사는 자체적으로 정크본드나 부실기업에 투자하거나 일반투자자·기관투자가들로부터 창업투자조합과 유사한 형태의 펀드(기업구조조정조합)를 모집해 투자에 나설 수 있다. /안의식 기자 ESAH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