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FTA 재개 논의도 빨라질듯

韓, 中과 FTA 속도내기 나서자 日 '긴장'
日 경제산업상 "한중일간 협상 진행 시켜야"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속도를 내려는 우리 정부의 움직임에 일본이 들썩거리고 있다. 한ㆍ중ㆍ일 FTA 산ㆍ관ㆍ학 공동연구도 다음달 시작될 예정이어서 미국ㆍ유럽연합(EU) 등에 이어 중국ㆍ일본 등 역내 국가들과의 FTA도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28일 지식경제부ㆍ외교통상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지경부가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한중 FTA 추진 여건을 검토하겠다고 보고한 데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중국과의 FTA 검토를 지시하면서 일본도 한국 측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중 FTA 산ㆍ관ㆍ학 공동연구는 상반기 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일본 언론들은 경쟁상대인 대만이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한국이 경계를 강화하는 한편 한중 FTA를 적극적으로 진행시킴으로써 미국에 대해 한미 FTA를 빨리 비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일본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한국의 적극적인 FTA 추진에 대해 일본도 더욱 긴장감을 갖게 됐다"며 "한일 FTA 협상재개 움직임도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나오시마 마사유키 경제산업상은 최근 개최된 한ㆍ중ㆍ일 30인 회의에서 "한ㆍ중ㆍ일 경제연대 강화를 위해 세 나라 간 FTA를 진행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ㆍ중ㆍ일 3국은 이혜민 외교부 FTA교섭대표, 이샤오준 중국 상무부 부부장, 오타베 요이치 일본 외무성 외무심의관 등을 수석대표로 오는 5월6~7일 서울에서 FTA 산ㆍ관ㆍ학 공동연구 제1차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15~16일 경주에서 열리는 한ㆍ중ㆍ일 외무장관회의, 29~30일 제주도에서 개최되는 한ㆍ중ㆍ일 정상회담 등 5월에만 각국 주요 관계자들이 만나기로 돼 있어 FTA 추진 논의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지난 2004년 이후 중단된 한일 FTA 협상재개 여부. 일본은 2008~2009년 열린 한일 FTA 협상 재개검토 및 환경조성을 위한 실무협의 등에서 지속적으로 우리 측에 협상재개를 요청해왔다. 하지만 농업개방ㆍ비관세장벽 등 실무 분야에서는 전혀 변화된 모습이 없어 양측은 교착상태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한중 FTA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동북아 3개국의 관계에서 무게중심이 한 곳으로 쏠리는 것을 우려하는 일본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중국ㆍ일본ㆍ미국ㆍEU 등 강대국과의 사이에서 적절한 FTA 전략으로 속도조절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익명을 요구한 통상 전문가는 "중국은 카드게임에서 조커와 같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카드"라며 "한중 FTA 검토 발언으로 미국과 일본을 동시에 자극하는 효과를 가져온 만큼 한미, 한중, 한일, 한ㆍ중ㆍ일 FTA를 면밀히 검토해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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