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무례한 행동 규제', 사생활 침해 논란

지하철 좌석에 발 올리기·극장에서 휴대폰 사용 등에 벌금 부과
"올바른 행동은 강요로 되는 것 아냐" 반발도

지하철에서 좌석에 발을 올려 놓으면 벌금 50달러, 극장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하다 적발되면 벌금 50 달러, 프로야구나 미식 축구등 공공 경기를 방해하는 것은 불법……. 뉴욕시가 시민들의 `무례한 행동'을 통제하기 위해 이런 법과 규정을 만들어 시행하면서 과거 품행이 좋지 못했던 뉴욕 시민들의 언행이 매우 공손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 그러나 경기장에서의 언행과 지하철 탑승 등 시민들의 일상사를 이처럼 규제하는 뉴욕시의 방침은 지나친 사생활 침해가 아니냐는 논란이 시 안팎에서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시카고시는 뉴욕시가 뉴욕 양키스와 메츠간 프로야구 경기를 방해한 사람에게 9주일의 구류와 벌금 2천 달러를 부과하고 앞으로 3년간 경기장에 나타나지 못하도록 한 사례를 연구하고 있다. 또 보스턴과 샌프란시스코는 극장과 연극 무대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뉴욕시의 사례를 연구하고 있다. 뉴욕시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나 영화, 콘서트 현장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할 경우 벌금 50 달러를 부과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시의 경우 빌딩의 낙서를 단속하기 위해 낙서를 깨끗이 씻어낼 책임을 건물주에게 지우는 내용의 뉴욕시 법을 연구중이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범죄율이 떨어지면서 뉴욕시가 갈수록 단순한 실수에서부터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동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의 `무례한 행동'에 대한 경찰권 행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이 취임한 이후 뉴욕시가 한때 정부의 영역을 넘어서는 것으로 생각됐던 사회적 정책에 점점 더 집중하고 있다는 것. 음식점, 주점, 나이트클럽 등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한 것도 블룸버그 시장이었고, 나이트클럽의 소음, 개짓는 소리 등 이웃의 평화를 해치는 것을 규제한것도 그였다. 그런 뉴욕시가 이번엔 "어린이의 행복과 다른 극장 관람객들의 즐거움을 위해"`10세 이하 어린이의 밤 10시 이후 극장 출입을 금지한다'는 규정을 검토하고있다. 이에 대해 뉴욕시민자유연맹(NYCLU)의 도나 리버먼 사무총장은 공식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법은 개인의 사생활권을 침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리머먼은 "취침시간을 설정하는 법을 만들거나, 부모들이 아이들과 밤에 몇 시까지 집밖에 있을 것인지에 개입하는 것은 사생활 침해"라고 말했다. 학교, 기업, 정부기관 등에서 에티켓을 가르치는 `에밀리 포스트 인스티튜트'의 피터 포스트 소장도 올바른 행동은 단순히 강요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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