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신바람 골프’라는 제목을 달고 나서기가 무척 힘겹습니다. 제이미파 오웬스 코닝 클래식 우승 트로피가 눈 앞에 있었는데 막판에 어이없이 실수를 한 것이 속상하고 부끄럽습니다.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죄송하고요. 하지만 골프는 골프. 힘을 내기로 했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의미로 제가 막판에 실수했던 것을 되짚어 보려고 합니다. 17번 홀에서 했던 3퍼팅. 13번홀 더블보기도 통한의 실수지만 파5인 17번 홀에서 보기를 한 것은 정말 뼈아팠습니다. 물론 짧은 파 퍼트를 놓쳤기 때문에 생긴 결과지만 따지고 보면 7~8m쯤 되던 첫 퍼트를 너무 짧게 친 것이 더 큰 문제였어요. 경사를 조금 보고 그린 빠르기도 고려한다고 했는데 긴장 때문에 생각만큼 잘 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평소 제가 롱 퍼트에 대해 적어 두었던 것을 다시 보고 또 정리했습니다. 롱 퍼트는 어떻게 하는 것이 효과적일까요. 보통 3퍼트의 가장 큰 원인은 먼 거리에서 한 첫 퍼트를 잘 못 치는데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추어 골퍼들 중에는 ‘제주도 온’보다는 핀 근처에서 어프로치 하는 것을 더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죠. 롱 퍼트가 어려운 이유는 볼이 굴러가는 동안 그린의 경사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랍니다. 다시 말해 거리와 그린의 경사라는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풀어야 하기 때문이죠. 짧은 거리라면 경사를 크게 염두에 두지 않고 다소 과감하게 퍼트하면 되지만 긴 거리인 경우는 문제가 다르죠. 그러면 거리와 경사 중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두어야 할까요. 이건 아마도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와 비슷한 질문인 것 같습니다. 선뜻 대답하기가 어렵고 또 정답도 없거든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 뿐이죠.굳이 선택을 해야 한다면 제 경우는 거리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어차피 롱 퍼트라는 것은 반드시 넣겠다는 의지보다는 컵에 붙이겠다는 의지가 더 강하게 작용하죠. 때문에 볼이 꺾이는 지점과 꺾이는 정도만 파악을 한 뒤 거리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그래야 컵 주위까지 볼을 보낼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롱퍼트는 짧으면 안 됩니다. 이 말씀을 드리려니 또 부끄러워집니다. 17번홀 첫 퍼트가 짧았잖아요. 퍼팅이 길어서 컵을 지나칠 경우는 컵 주변을 지나 볼이 굴러가는 경로를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을 참고로 다음 퍼트 경로를 생각하기도 쉬워지구요. 하지만 짧을 경우는 볼이 멈춰선 지점부터 컵까지의 라인을 다시 또 살펴야 하는 어려움이 생깁니다. 컵 주변 1m안쪽이라면 대체로 쉽게 다음 퍼트를 성공시킬 수 있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더더욱 짧은 것보다는 긴 것이 낫습니다. 그렇다고 홈런을 때리시면 안돼요. 평소에 저는 롱 퍼트를 짧게 치지 않는 연습을 해왔습니다. 연습을 통해 제가 터득한 방법은 백 스윙보다 폴로 스루를 더 길게 하는 거죠. 지난 주 짧은 퍼트는 백 스윙과 폴로 스루가 같다고 말씀 드렸는데 기억하고 계시죠. 롱 퍼트는 임팩트 이후에 팔을 쭉 밀어주는 게 요령입니다. ‘스트로크는 부드럽게 하되 폴로 스루를 더 길게.’ 이것이 롱 퍼트를 하는 제 공식이죠. 물론 아주 심한 내리막에서 이렇게 하면 볼이 하염없이 굴러가니까 그 때는 예외구요. 평지나 오르막에서는 반드시 이 공식을 지켜주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다음 번에는 반드시 잊지 않고 길게 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