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즈마 파암공법 실용화/무소음·무진동 안전성 탁월/장비 등 개발 선진국 추월/특허출원·구매요청 줄이어「화약 대신 전기로 바위를 깬다」
쉽게 이해가 되지 않지만 이미 국내 공사현장 곳곳에서 이같은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북부 도시고속화도로 터널공사 현장인 홍제동공사장, 북아현동 시민아파트 재개발현장인 덕운현장 등이 이런 방법으로 굴착공사등을 하고있는 곳이다. 이 공사장에서는 폭파공사에 따른 굉음과 진동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축전기에 충전된 강한 전기에너지를 암반속에 방전하면서 생기는 고온·고밀도의 플라즈마 충격파를 활용해 순간적으로 암석을 깨뜨려 굉음과 진동이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파편이 튀지않는다. 화약폭파 때 작업자들이 50m 이상 떨어져 있던 것과 달리 5∼6m 밖에서 폭파현장을 지켜보며 작업을 하는 것도 기존 방식과 크게 다른 점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수백년의 방식을 바꾼 획기적인 방법』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같은 방식이 국내 공사현장에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6월. 중견기업인 수산그룹(회장 박주탁)의 중앙연구소 연구팀(팀장 제환영 박사)이 3년간 한국자원연구소·서울대 플라즈마협회와 산학연 공동연구 끝에 플라즈마 파암공법과 이를 활용한 장비를 개발, 실용화에 성공하면서 부터다.
수산은 현재 이 플라즈마파암공법과 장비에 대해 국내는 물론 미국·일본·독일·프랑스·이탈리아등 각국에 특허를 출원해 놓은 상태. 또 일본등 선진국으로부터 이 장비와 공법기술을 구매하겠다는 요청도 잇따르고 있다고 수산측은 설명하고 있다.
플라즈마 파암공법과 장비개발의 실무책임을 맡은 윤길주 중앙연구소 이사는 『플라즈마 파암공법은 화약에 비해 안정성이 뛰어나 선진국에서도 실용화에 총력을 기울여왔는데 수산이 먼저 개발해 실용화했다』고 말했다.
수산 중앙연구소가 플라즈마파암공법 개발에 착수한 것은 지난 94년. 발파작업에서 발생하는 진동과 굉음이 민원과 안전사고의 주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공법을 개발하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데 착안을 했던 것. 연구개발 목표를 3개년으로 나눠 한국자원연구소·서울대 플라즈마협회와 연구역할을 분담, 화약과 플라즈마파암방식의 특성을 비교분석하고 암반조건에 따른 적정파괴에너지·에너지효율·환경평가·경제성등을 종합연구했다. 이같은 연구끝에 에너지저장·방전용축전지, 고전압충전전원, 그리고 제어안전장치와 파암을 위한 전극봉등 플라즈마파암에 필요한 모든 장비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또 고전압(40KV)과 대전류(1백mA)를 사용해도 안전하도록 장비를 고안했다. 이 과정에서 통상산업부는 이 공법의 우수성을 높이 평가해 공업기반기술사업으로 선정해 지원했고 과기처는 국산신기술로 인정했다.
윤이사는 『앞으로 지하철공사장과 도심권재개발사업등에 이 방식에 의한 굴착 및 폭파공사가 크게 늘어나는 것은 물론 해외진출 가능성도 높아 시장잠재력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했다.<이용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