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8일(현지시간)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상, 연 4.75%로 끌어올렸다. 지난 2004년 6월 말 이후 15번 연속 인상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한미간 정책금리는 다시 0.75%포인트로 벌어졌다. 그러나 미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내 경기회복세가 주춤하고 있어 금통위가 당장 금리를 올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미, 금리 5% 시대 열린다=지난 2월 취임한 벤 버냉키 의장은 처음으로 FOMC 회의를 주재하면서 앞으로도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FRB는 회의 뒤 공개한 발표문에서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적인 정책 다지기가 필요하다고 밝혀 앞으로도 금리인상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FRB가 오는 5월10일 FOMC 회의에서도 0.25%포인트 금리를 추가로 인상해‘기준금리 5%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상에 대한 불안감으로 주식과 채권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달러 가치가 오르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거렸다. FRB가 금융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강도 높게 통화긴축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와 함께 미국 경제의 성장탄력이 강하다는 자신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5월 이후에는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대부분의 월가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들은 5% 수준에서 FRB가 금리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FRB는“성장속도는 더욱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완만해질 것”이라고 다소 애매모호한 표현을 썼지만 상당수 월가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하반기부터는 성장탄력이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도한 금리인상은 주택시장 냉각과 소비위축, 성장률 둔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 고용ㆍ생산ㆍ소비 등 거시지표가 시장의 예상보다 강할 경우에는 버냉키 의장이 5% 이상의 지속적인 금리인상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금리인상 압박할까=한국은행은 그동안 양국간 금리차이가 1%포인트 이상 벌어지거나 시장금리가 역전되지 않는 한 대규모 해외자금 이탈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미국의 금리인상에 뒤따라가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런데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어 국내 콜금리 인상에 상당한 압박요인이 될 전망이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이미 세 차례 금리를 올렸기 때문에 앞으로 금리인상이 일러야 6월이나 하반기에 단행될 것으로 예상해왔다. 문제는 지난달 경상수지가 6개월 만에 적자를 기록한데다 산업생산도 전월 대비 마이너스를 보이는 등 최근 경기회복세 조정국면이 심상치 않다는 데 있다. 때문에 금통위가 당장 다음달 미 금리인상에 맞대응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별로 없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대외적으로는 금리인상 요인이 많지만 대내적으로는 불안요인이 많다”며“4월에는 부담스럽고 2ㆍ4분기 중에는 한번 정도 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도 “부동산시장 불안에 해외변수도 있지만 4월에 금리를 인상하기에는 경기 불안요인이 아직 많다”고 밝혔다. 다만 한은이 부동산 가격 급등 및 해외시장 변수를 심각히 받아들일 경우 당초 예상보다 한두달 빨리 선제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흘러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