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국내외 자금흐름 대조 '낙관' 전망 우세

주식시장이 코스피지수 1,300대 전반의 박스권에 갇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증시를 둘러싼 국내외 자금이 상반된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관련 해외펀드 자금흐름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한동안 멈칫하던 국내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유입 속도가 서서히 빨라지고 있음이 감지되고 있다. ◆ 외국자금↓..국내자금↑ =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9∼15일 1주간 한국관련 4개 해외 뮤추얼펀드로의 자금유입 규모는 3억2천900만달러였다. 올들어 한국관련 해외펀드 자금유입의 주간단위통계를 보면 지난달 8일 54억달러로 사상 최고기록을 세우는 등 대부분의 경우 그 규모가 20억달러선을 넘었던 것에 비하면 유입속도에 급제동이 걸린 수준이고 더구나 신흥시장펀드에서는 19주만에7억7천만달러의 자금유출도 발생했다. 집계대상 펀드들이 한국 증시만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자금의 감소와 함께 실제 매매동향에서도 외국인들의 소극적 움직임은 쉽게 드러난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111억원, 코스닥시장에서 277억원을순매도한 것이다. 반면 1월 하순의 급격한 조정장 이후 뚜렷하게 속도 둔화를 보이던 국내 펀드자금흐름은 다소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주식형 펀드의 수탁액이 34조원을 넘어섰다. 특징적인 점은 수탁액이 33조원에서 34조원으로 1조원 증가하는 데 걸린 기간은 14거래일로 32조원을 넘어선 뒤 33조원선에 도달하는 데 걸린 20거래일보다 6거래일이짧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순수 주식형 펀드로 1월 중순 이후 3조3천억원, 주식 혼합형펀드로는 1조원이 유입됐다"며 "이는 투신권의 체력강화 가능성을 열어주는 근거"라고 진단했다. ◆ 외국인, 한국 시각변화 조짐에 주목 = 가뜩이나 실적우려를 낳고 있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관련 펀드의자금흐름 감소로 당장 수급의 한 축인 외국인의 매도세가 더욱 커지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생기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급등으로 연초 이후 한국 증시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외국인들의시각은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4일 아시아.태평양 투자전략 전망에서 "미국과 캐나다 투자자 대부분이 한국 증시의 상승전환을 기대하며 진입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이 지역 투자자들이 인도 증시에서 대대적 매수에 나섰지만 인도 증시의고평가 논란이 제기되면서 다시 한국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고있다는 이야기다. 모건스탠리 역시 '탈(脫)인도-향(向)한국' 전략을 권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전날 보고서에서 인도의 주식공급물량 대폭 증가와 금리인상, 거시경제지표의 악화 등을 감안할 때 인도 투자비중을 줄여야 할 것이라며 대신 한국비중을 높이라고 조언했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위원은 "계속되는 조정에 시장참여자들이 지쳐가고 미국증시 강세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데 따른 불안감도 커지는 게 사실"이라면서도"한국 등 동아시아 증시의 주가흐름이 부진하지만 모멘텀을 확보하지 못해 박스권에서 횡보하고 있을 뿐, 상승추세가 훼손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최근 미국 증시의 강세 진입이 구체화되면서 미국 증시가 글로벌 증시에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는 긍정적 시장전망을 확고하게하는 바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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