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가 방폐장 유치지역으로 선정됨에 따라 지난 19년간 첨예한 논쟁과 대립을 거듭했던 방폐장 문제가 마침내 고난의 행군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됐다. 방폐장 부지선정 작업은 1986년부터 시작돼 안면도, 굴업도, 영광, 울진 등을 대상으로 9차례 추진됐으나 모두 실패했다.
86년 5월 한국원자력연구소가 위탁기관으로 지정돼 방폐장 유치지역 선정에 나섰으나 처음부터 경북 영덕, 울진 등 부지조사 지역의 강력한 주민반대에 부딪혀 좌초했다. 90년 11월에는 안면도가 후보지로 선정된 데 반발해 무력시위가 일어나 당시 정근모 과학기술처 장관이 물러났다.
정부는 94년 12월 인천 옹진군 굴업도를 최초로 방사성폐기물관리시설 지구로 지정, 한때 성공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정밀지질조사 결과 활성단층이 확인돼 지정고시가 해제됐다. 2001년에는 사업방식을 바꿔 영덕, 울진, 고창, 영광 등 4곳을 후보지로 추천했으나 다시 반발이 거세져 무위로 돌아갔다.
참여정부 출범 후 방폐장 부지선정 작업은 지자체 자율신청 방식으로 전환됐고 막대한 지원도 약속됐다. 이 결과 2003년 부안군수가 유치를 신청해 위도를 후보부지로 선정했으나 반대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발이 극단적인 폭력사태로 비화해 결국 부지 선정은 무산됐다.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특별법 제정을 통한 대폭적인 경제지원, 고준위와 중ㆍ저준위 폐기물의 분리, 주민투표를 통한 경쟁방식 등을 도입해 경주, 군산, 포항, 영덕 등 4개 지자체가 유치를 신청했으며 경주가 주민들의 압도적 지지로 최종 유치지역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