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화려한 바이올린의 향연

길 샤함, 미리엄 프리드, 조영미 등 화려한 선율 선보이다

바이올린 선율은 때로 구슬프게 흐느끼기도 하고 때론 폭풍우가 몰아치듯 압도하기도 한다. 그래서 혹자는 바이올린이 다루기 쉽지 않은 악기인 동시에 연주자의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악기라고도 말한다. 이유 없이 가슴 한 켠이 먹먹해지는 늦가을에 ‘현의 감동’을 선사할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들의 무대가 잇따라 펼쳐진다. 가장 눈에 띄는 연주자는 ‘21세기를 이끌어갈 가장 촉망받는 연주자’라 불리는 바이올리니스트 길 샤함이다. 거침없는 연주와 빈틈없는 기교로 지난 1990년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 상을 받은 샤함은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유대계 미국인 연주자다. 이번 공연에서 샤함은 네덜란드의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와 함께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13일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이 악단은 지난 2008년 영국 클래식 음악 잡지 ‘그라모폰’이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을 제치고 세계 최고 오케스트라 1위 자리에 올릴 정도로 최고 수준의 연주를 자랑한다. 14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지휘 마리스 얀손스)는 베토벤의 레오노레 서곡 3번, 야나체크의 타리스 불바,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4번, 브람스의 교향곡 4번 등을 들려준다. 어머니와 아들의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10곡) 무대도 눈에 띈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미리엄 프리드(64)와 피아니스트 조너선 비스(30)가 내한해 사흘간(18, 19, 23일 금호아트홀 오후 8시) 베토벤의 음악적 변화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프리드는 미국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 교수와 라비니아 페스티벌 음악감독으로 활동중인 연주자 겸 교육자이며 비스는 북미와 유럽 협연 및 연주회로 호평받는 연주자다. 이 공연은 금호아트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연말까지 펼치는 공연 릴레이의 서막이다. 국내 연주자 중에서는 연세대 음대 교수로 재직 중인 바이올리스트 조영미(55) 씨가 17일 저녁 금호아트홀에서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으로 관객들을 맞는다. 뚜렷하면서도 섬세한 음색의 소유자로 인정 받고 있는 조영미는 솔리스트로서뿐 아니라 남매인 피아니스트 조영방(단국대 음대 교수), 첼리스트 조영창(독일 엣센폴크방국립음대 교수)과 함께 조 트리오를 결성해 활발한 실내악 활동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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