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산업재 '공급가 인상' 마찰 원자재값 급등에 철근·후판등 업종간 갈등 심화공정위선 4년만에 철강 가격담합 재조사 이종배기자 ljb@sed.co.kr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이유미기자 yium@sed.co.kr 관련기사 공정위 조사진행 불구 철강-건설 첨예대립 "더 올려야 하는데 참고 있다." (공급업체) "올해 들어서만 몇 번째 인상이냐. 도저히 참을 수 없다." (수요업체) 국제원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중간산업재 생산업체와 수요업체들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철강류의 경우 후판ㆍ철근 등 전품목에 걸쳐 수요처와 공급자 간 마찰의 강도가 예사롭지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03년에 이어 두번째로 철강업계의 가격담합 혐의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 이어 인도ㆍ브라질ㆍ남아공(IBSA) 지역 등의 원자재 수요가 폭등하면서 원자재가 급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업종 간 마찰이 현실화되고 있다. 제강업체와 건설업체들은 최근 표면적으로 드러난 대표적인 가격 갈등의 당사자들이다. 주요 제강업체들은 "더 이상 원가상승 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며 국내 철근 판매 가격을 톤당 3만~3만5,000원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반면 건설업체들은 "해도 너무 한다"며 지속적인 가격인상을 자제하라고 발끈하고 나섰다. 제강업체들의 입장은 철 스크랩 등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철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 제강업체의 한 관계자는 "원자재인 철 스크랩과 합금철 등 부자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철근 성수기까지 겹쳐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철 스크랩 가격은 톤당 355달러로 지난해보다 48% 올랐고 철강 반제품인 빌릿 수입 가격 역시 톤당 565달러로 47% 상승했다는 게 철강업계의 설명이다. 반면 철근 수요처인 건설업계는 철강업계의 가격인상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인상요인은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철강업계가 이를 빌미로 과도한 마진을 붙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조선업체도 철강업체와 후판 가격 인상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조선업체들은 조선산업 경쟁력을 위해 후판 가격이 현수준에서 유지되기를 바라지만 철강업체들은 원자재(열연코일) 값 상승으로 후판 가격 인상을 피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구리(전기동) 가격 급등으로 전자업체와 전선업체도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구리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전해동박ㆍ인쇄회로기판(PCB)ㆍ전선업체들은 국제비철금속 가격 폭등으로 납품단가 인상을 요구했지만 수요처인 삼성전자ㆍLG전자 등은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원부자재 납품 가격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고유가에 노출된 석유화학업계와 화섬업계는 상대방의 입장을 너무 뻔히 알고 있어 서로 눈치만 보는 상황이다. 석유화학업계 입장에서는 유가 급등으로 폴리에스터의 원재료인 TPA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자칫 원재료가 부담을 화섬업체에 떠넘길 경우 도미노식 폐업으로 이어져 국내 TPA 시장도 잃을 수 있는 위기에 처해 있다. 석유화학업계의 한 관계자는 "TPA 가격 상승분을 섬유업계에 전가하기보다 자체적으로 마진 하락을 감수하고 있다" 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9/17 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