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사고 원인규명을 위한 민군합동조사단 대변인 문병옥 준장이 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통합병원에서 생존 장병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성남=원유헌기자

사고시각 등을 놓고 혼선이 벌어지는 데 대해 군은 천안함 침몰이 지난 3월26일 21시22분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또 사고 당시 특수임무 수행이나 피항이 아닌 2함대에서 지시한 정상 경비구역에서 정상적인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민군합동조사단은 7일 이 같은 내용의 '천안함 침몰사건 상황'을 발표했다. 사고시각에서부터 열상감시장비(TOD)의 추가영상 존재 여부 등 논란이 되고 있는 아홉 가지 사항에서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사고 발생, 26일 21시22분=사고시각과 관련해서는 다섯 가지 이유를 제시하면서 21시22분을 재차 확인했다. 해군전술지휘체계(KNTDS)상 천안함으로부터 발신되는 위치신호가 21시21분57초에 중단됐고 ▦지진파 관측소에서 21시21분58초에 규모 1.5 정도의 지진파를 감지한 것 ▦천안함과 2함대 간 국제상선 검색망 교신이 21시19분께에 이뤄졌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또 ▦해병 6여단 경계근무자가 21시23분에 낙뢰 소리와 비슷한 소음을 1회 청취했고 인근의 TOD운용병이 21시22분에 쿵하는 소리를 듣고 21시23분께에 TOD에 미확인 물체를 탐지한 것 ▦생존자의 휴대폰 통화기록을 확인한 결과 21시~21시21분까지 아홉 차례에 걸쳐 문자와 통화기록이 있는 것 등을 감안할 때 사고시각은 군이 밝힌 게 정확하다는 설명이다. 사고의 발생시간 변경으로 은폐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초기의 사고시간 혼선은 상황발생, 접수, 보고시간 혼동에 기인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부인했다. 또 '좌초' 등의 용어사용으로 상황전파의 혼선과 관련해서는 "급박한 상황에서 경황이 없어 정확한 용어사용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2함대 당직사관은 천안함 전투정보관이 '조난'이라고 한 것을 '좌초'로 잘못 듣고 보고 및 전파를 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이와 함께 실종자 가운데 한 명이 21시16분에 가족과의 전화에서 '지금은 비상상황이니까 나중에 통화하자'라고 한 것도 조사 결과 통화한 사실이 없었음을 확인했고 실종자인 모 하사가 여자친구에게 21시16분42초에 마지막 문자를 보냈으나 여자친구가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자친구가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상적인 임무수행…피항 등 아냐=천안함의 항로, 북한잠수정과의 교전 등 특수임무수행 또는 높은 파도로 피항하기 위해 백령도로 근접한 것은 아니냐는 논란에 "특수임무나 피항이 아닌 2함대에서 지시한 정상 경비구역에서 정상적 임무수행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24일 변경된 2함대 지침에 의거해 새로 조정된 경비구역에서 작전을 하게 됐고 함장은 부임한 후 사고발생 지역에서만 16회의 임무를 수행해 지리에 익숙했다고 덧붙였다. 천안함의 승조원이 후타실에 있었던 것은 조타장치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당시 (후타실에) 장교가 위치하지 않았고 병력투입도 없어 긴급상황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후타실은 배의 엔진과 스크루가 연결돼 방향을 잡는 조타장치가 있는 곳으로 평소 승조원들의 운동공간(역기 4개, 윗몸일으키기 2개, 헬스 자전거 2대, 바벨 10개)으로 활용된다. 긴급상황 발생 때에만 장교와 함께 병력이 투입되는데 사건발생 때는 3명의 하사와 병장ㆍ일병 등 5명이 운동을 한 것으로 추정돼 긴급상황이 없었다고 밝혔다. ◇생존자에게 함구령 없어=생존자에게 함구령을 내렸다는 의혹에 대해 함장은 "23시13분 해경정에 구조된 뒤 부장(소령)에게 '지금은 대원들이 정상상태가 아니니 임의로 상황을 해석해 전파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 기관장(대위)에게 휴대폰을 회수ㆍ보관하도록 지시했는데 대부분 함정에 두고 내렸고 간부소지 휴대폰 5개만 회수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故) 남기훈 상사의 사체 검안 결과 안면부 위아래 턱뼈 골절, 우측 팔 상부 골절, 좌측 팔 상부 근육이 찢어진 것과 관련, "익사시에 관찰되는 코와 입 주변에 거품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사체는 관통상이 아니라 골절 내지는 찢기는 상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