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들이 코스닥시장에서 여행ㆍ키코(KIKO)ㆍ피팅 관련주 등 이른바 환율 하락 수혜주를 중점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원화 강세로 수주 확대 및 실적 개선 등의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관의 적극적인 매수에 힘입어 이들 종목은 최근 꼿꼿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관투자가들은 환율하락과 함께 코스닥시장에서 키코주 등 환율 하락에 따른 수혜 종목들을 우선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5원 하락한 1,164.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3월만 해도 장중 한때 1,600원선 돌파 직전까지 갔었으나 지난달에는 1,200원선 밑으로 떨어진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계속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 하락과 함께 기관투자가들은 코스닥시장에서 여행ㆍ피팅ㆍ키코주 등을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다른 종목들에 대해 매도공세를 펼치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기관이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선호하는 종목은 하나투어다. 기관은 원ㆍ달러 환율 1,200원선 붕괴를 계기로 연일 하나투어를 사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인플루엔자A(H1N1ㆍ신종플루) 여파로 큰 폭으로 하락했던 하나투어의 주가는 9일 현재 4만1,300원으로 연고점(4만2,950원)에 근접했다. 또 다른 여행주인 모두투어도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송창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원ㆍ달러 환율이 오는 2010년에는 1,150원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해외여행 수요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이어 "신종플루에 대한 공포감도 점차 축소되고 있다"며 "특히 시장지배력이 높은 하나투어가 높은 실적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율 민감도가 높은 키코 관련주도 기관의 적극적인 구애 대상이다. 키코 관련주 가운데 대표적인 실적주로 꼽히는 제이브이엠의 경우 지난 8월27일 이후 단 하루를 빼고는 줄곧 기관이 사들였다. 이밖에 기관은 성광벤드ㆍ태광 등 피팅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환율이 내릴 때 매출이 더 확대되는 산업 특성 때문이다. 양정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는 유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플랜트 발주 증가로 이어진다"며 "이런 점에서 파이프 피팅 산업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