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액 중증질환자에 대한 진료비 부담 경감방안은 건강보험 혜택의 확대가 고액 진료비로 인해 가계 부담이 큰 계층에 가장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나왔다. 그러나 진료비 부담을 대폭 줄여주기로 했지만 진료와 무관한 상급 병실료 차액, 특진료 등 고급 서비스 비용은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개인 선호에 따른 선택적 서비스 비용이 건강보험에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부문에 상당 부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환자 진료비 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골수성 백혈병의 연간 진료비는 1인당 평균 3,1016만원에 이른다. 이중 56% 가량인 1,671만원은 건강보험에서 부담하지만 나머지 44%인 1,345만원은 환자가 직접 부담하고 있다. 이처럼 환자 부담이 큰 이유는 상급 병실료 이용에 따른 차액, 특진교수 지정에 따른 선택진료 요금, 식대 등 비급여 부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는 게 보건복지부의 판단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 같은 고급 서비스 비용을 제외한 치료와 관련한 약ㆍ검사ㆍ수술 등을 최대한 건강보험에서 지원할 계획이다. 이럴 경우 환자 주머니에서 직접 나가는 돈은 지금보다 30~50% 가량 줄어들게 된다. 골수성 백혈병 환자의 경우 건강보험에서 부담하는 진료비가 2,074만~2,343만원으로 총진료비의 70~78%를 차지하는 반면 환자 부담은 22~30%인 673만~942만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복지부는 이와 별개로 다음달 10일부터 류머티즘관절염에 사용하는 엔브렐 주사를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환자 1,100명의 본인 부담액이 9개월 기준으로 1,300만원에서 260만원으로 대폭 줄어들게 됐다. 만성신부전 환자의 빈혈 치료에 사용하는 조혈제의 보험지원 범위도 확대하기로 해 2,700명 가량의 환자가 부담하는 진료비가 1인당 연 290만원에서 57만원으로 줄어든다. 아울러 알렌드로네이트제제 등 골다공증 치료제 163개 품목에 대한 보험 인정기간도 현행 90일에서 180일로 연장된다. 한편 복지부가 발표한 국가 암발생 통계결과(19~2001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평균수명(남성 72.8세ㆍ여성 81.1세, 2000년 기준)까지 살 때 암에 걸릴 확률은 남성이 29%, 여성이 20.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의 경우 남성의 암 발병률이 여성보다 2.5배 높게 나타난 반면 15~44세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1.7배 가량 암 발병률이 높았다. 이번 조사는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실제 자료에 근거해 산출한 것으로 90% 이상의 신뢰성을 갖는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암발생 건수는 99년 10만889건에서 2000년 10만467건, 2001년 10만9,359건으로 나타났으며 올해에는 11만건을 웃돌 것으로 추산됐다. 99년부터 2001년까지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은 남성 247.3명, 여성 188.3명으로 조사됐다. 암 종류로는 남성의 경우 위암(인구 10만명당 58.6명), 폐암(42.1명), 간암(41.9명), 대장암(24.2명), 방광암(7.7명), 식도암(7명) 등의 순이었다. 여성은 위암(30.8명), 유방암(25.7명), 대장암(19.6명), 자궁경부암(18.4명), 폐암(15.1명), 간암(13.8명) 등의 분포를 보였다. 또 남성은 대구와 대전ㆍ광주ㆍ울산ㆍ인천ㆍ경남 등의 지역에서 암발생률이 높았고 여성은 서울ㆍ인천ㆍ대구ㆍ대전ㆍ광주ㆍ울산ㆍ경기ㆍ부산 등의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