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환자 겨울철 돌연사 조심

기상청에 따르면 다음 주말 설날을 전후해 또 한차례 한파가 올 전망이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중장년층이면서 고혈압을 앓고 있다면 남다른 관리가 필요하다.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등으로 인한 돌연사의 위험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기온이 영하 10도로 내려가면 혈관질환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는 평소보다 2배정도 늘어난다. 삼성서울병원ㆍ서울대병원ㆍ세브란스병원 순환기내과 전문의들의 도움말로 고혈압 환자와 한파의 상관관계에 대해 알아 본다. ◇혈압변동은 자연스런 생리현상=혈압이라는 것은 순간 순간마다 다르다. 흥분하거나 운동을 하면 올라가고 쉬거나 잠을 자면 떨어진다. 이렇듯 우리 몸은 활동 상황에 따라 피의 양을 바로 조절해 보내준다. 그런 점에서 심장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강력하고도 정확한 자동 펌프이기도 하다. 자동펌프의 제어에 의해 혈압이 변동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정상적 생리 현상이다. 펌프에 연결된 호스의 구멍을 좁게 만들면 물은 더 멀리 가지만 압력이 높아지는 것처럼 혈관이 좁아지면 그만큼 압력 강해진다. 올라간 혈압이 적절하게 떨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바로 고혈압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은 자연스럽게 좁아진다. 때문에 심장은 평소보다 더 높은 압력을 가하면서 전신에 피를 보내야 한다. 겨울철이 되면 혈압이 높아지고, 고혈압을 원인으로 하는 여러 가지 합병증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의학계에 따르면 고혈압 합병증에 의한 사망은 9월에 가장 적고, 요즘 같은 1~2월에 아주 많이 발생한다. 수치상 겨울이 여름철에 거의 두 배에 가깝다. 환자의 대부분이 평소에는 남의 일로 생각하다가 사고를 당한 후에야 후회한다. ◇매년 3만명 뇌졸중으로 사망=고혈압은 대부분 원인을 모른다. 수년이 지나도 위험성을 알리는 징후가 없어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따라서 고혈압인지도 모르고 방치하다가 신장ㆍ뇌ㆍ심장ㆍ눈에 합병증을 일으키며 건강을 잃고 고생하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주의를 해야 하는 합병증은 뇌졸중. 이로 인해 매년 3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다. 뇌졸중은 새벽과 아침에 많이 발생하므로 잠자리에서 일어난 직후 차가운 바깥바람을 쐴 때 조심해야 한다. 갑자기 찬 공기를 맞으면 뇌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이 상승하면서 심하면 막히거나 터져 목숨을 잃는다. ◇감각이상 수시로 오면 위험=대표적인 전조증상은 ▲손발 저림 ▲무기력 ▲어지럼증 ▲감각이상 ▲물건이 둘로 보이는 착시 ▲얼굴 마비 ▲구토와 출혈 등이다. 이런 증상이 두 개 이상 동시에 나타난다면 서둘러 병원을 찾아야 한다. 높은 혈압이 찬 공기에 노출됨으로써 심장이 쥐어 짜듯 아프다가 갑자기 의식을 잃는 심근경색증이나 가슴이 답답하고 다리가 붓는 울혈성 심부전증, 신장이 제 기능을 상실하는 신부전증, 뚜렷한 원인 없이 손발이 저리는 말초신경염도 발생할 수 있다. 혈관의 압력은 서서히 올라가므로 가끔 머리가 아프거나 뒷머리가 무겁기만 할 뿐 평소 뚜렷한 증상이 없다. 그러나 고혈압을 조속히 발견해 위험인자를 조절하고 주의를 기울이면서 치료를 받는다면 치료가 가능하다. ◇먼저 생활습관 개선을=고혈압을 예방하는 비결은 단 한가지. 적어도 1년에 한번은 혈압을 재어 보는 것이다. 120/80㎜Hg 정도가 최적혈압이며 140/90㎜Hg까지는 정상혈압으로 본다. 그러나 정상혈압도 최적혈압에 비해서는 뇌졸중 발생가능성이 높다는 논문도 나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증의 경우 대부분 시간을 다투는 응급치료를 필요로 하므로 119로 연락하거나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병원으로 즉시 이송해야 한다. 노인을 모시고 사는 가정이라면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겨울철 노인들은 중풍이라고 불리는 뇌졸중에 노출되어 있다. 소리 없이 찾아오는 뇌졸중은 발생하면 심각한 후유증을 앓거나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가끔 어지러우면 뇌졸중 위험신호” 이정균 을지대학병원장 나이 50이 넘어 가끔 어지럽거나 몸의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한다면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증거다. 일시적으로 기억력을 상실하거나 지적 능력에 이상이 생기지는 않는지도 주의 깊게 살핀다. 얼굴이나 팔 다리에 감각이 없어지거나 기운을 잃지는 않는지, 언어구사 능력에 이상이 생기는 것도 마찬가지다. 특히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지 못할 때는 위험신호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시력장애도 중요하게 체크 할 전조 증상이다. 물건이 2개로 보이면서 최근 격렬한 두통을 호소한적이 있다면 뇌졸중 발생 가능성이 높다. 고혈압 진단을 받으면 치료될 수 있고, 또 조절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면서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충실한 협조자가 되어야 한다. 치료 약은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의해 선택해야 하며 지속적인 투약에 의한 정상 혈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환경을 안정시키고 식이요법과 금연ㆍ규칙적인 운동 등 습관을 개선하면서 고혈압의 원인을 검진한 후 혈압 조절에 노력한다. 심한 운동은 심장병이나 고혈압 환자들에게 치명적이다. 호흡이 가빠져 심장에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인데 겨울철에 실외운동을 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좁아진 상태에서 혈압이 높아진다. 때문에 중요 장기인 심장에 피가 공급되지 않아 위험해질 수가 있다. 평소 아침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가급적 요즘 같은 겨울에는 아침 운동을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 매일 운동을 꾸준히 해왔더라도 옷을 충분히 껴입고 한다. 고혈압ㆍ심장질환을 앓는 사람은 피로회복을 위해 목욕이나 사우나를 하는데도 주의가 필요하다. 피부혈관이 확장돼 표피로 가는 혈액이 많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심장과 뇌로 가는 혈액량이 감소하면 이상을 부른다. 일어서거나 자세를 바꿀 때 나타나는 현기증도 주의한다. 온탕에서 냉탕으로 갑자기 옮기는 것도 삼간다. 고혈압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저염식 섭취ㆍ과음제한ㆍ금연ㆍ스트레스 제거ㆍ적당한 운동 등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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