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페리어오픈, "있을수 없는일" 해프닝 눈살
아마추어들 프로선수 바짝추격하며 플레이
슈페리어오픈 골프대회 마지막라운드에서는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이 마지막 조를 바짝 추격하며 플레이 하는 `있을 수 없는'헤프닝이 벌어져 갤러리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회원의 날'을 맞아 플레이권을 주장하며 이른 아침부터 클럽하우스에 나와 대기한 88CC 회원들로이 최경주, 석종율, 박남신 조에 바로 이어 플레이를 한 것이다.
이들은 이른 아침 땅이 얼어 경기가 30분 가량 지연되자 `그만큼 회원들이 플레이 할 기회가 줄어든다'며 경기지연에 대해 거칠게 항의하는 헤프닝을 연출한 끝에 선수조를 바짝 뒤~i아 플레이를 시작했다.
전날도 마찬가지. 전날의 경우는 1시간 이상 경기가 지연되자 “왜 부킹을 받아놓고 마음대로 티오프를 지연시키냐”며 항의했으며 경기도중 계속 지연돼 일몰로 18홀 플레이를 다 마치지 못한데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강력한 항의 끝에 플레이에 나선 골퍼들은 최경주 프로가 세컨 샷을 준비하고 있을 때면 티잉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의 샷을 감상하고, 세컨 샷 위치에서는 선수들의 퍼팅을 지켜보면서 그린의 어느쪽을 공략할 것인지를 구상하곤 했다.
`프로 샷도 감상하고, 플레이도 즐기고.'그들로서는 최경주 프로의 정상의 샷을 감상하면서 자신의 플레이도 즐기는 `꿩먹고 알먹는'일이었겠지만 갤러리들과 골프전문가들은 한국의 골프문화를 드러내는 씁쓸한 장면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을 비롯한 골프선진국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다른 대회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외국의 경우 대회중 선수들의 플레이에 조금이라도 신경이 쓰이는 일은 일체 일어나지 않는다. 골프장과 주최측이 철저하게 갤러리들을 통제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골프장 회원들로 구성된 자원 봉사자들이 선수들을 최우선으로 배려하며 선수 외의 사람들에게는 숨소리 하나, 발자국 하나에도 주의를 기울이도록 경고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골프장 회원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가 나타나기는커녕 골프장 회원들 자신이 권리를 주장하며 선수들의 플레이를 압박한 결과를 빚고 말았다.
물론 선수들은 일반인들이 뒤따라 오는 것에 대해 드러내놓고 불평을 하지 않았지만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도 않았다.
전날 일반 아마추어들이 플레이할 때는 홀의 위치를 바꿔 그린의 손상을 최소화했다 하더라도 아마추어 골퍼들의 스파이크 자국까지 더해져 그린이 아무래도 더 상했기 때문이다.
/김진영기자 eaglek@sed.co.kr입력시간 2000/11/12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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