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後분양 아파트' 속속 나온다

인천 '주공 뜨란채' 내달초부터 분양
서해토건, 삼성동 39가구 청약 실시
"입주까지 6개월걸려 목돈 준비해야"



이제 조감도나 견본주택만으로 입주시점의 아파트를 그려보지 않아도 된다. 거의 다 지어진 아파트를 직접 보고 살 수 있는 후(後)분양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주택공사는 인천 계양구 동양지구에 짓고 있는 후분양 아파트 ‘주공 뜨란채’를 24일 분양공고한 뒤 다음달 초부터 분양한다. 현재 약 8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이 아파트는 분양 6개월 뒤인 내년 6월께 입주할 수 있다. 23평형의 단일 평형으로 총 478가구가 들어선다. 주공의 한 관계자는 “견본주택을 따로 만들지 않고 한 가구를 ‘구경하는 집’으로 꾸며 방문객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5만4,000평 규모로 조성된 동양지구에는 이번 472가구를 포함해 총 1,942가구의 주택이 들어선다. 3개의 국민임대주택 블록에 각각 570가구(1블록), 608가구(2블록), 292가구(3블록) 등 모두 1,470가구의 임대주택이 지어진다. 이중 1ㆍ2블록은 임대를 끝냈고 3블록은 23일까지 청약접수를 받았다. 서해토건도 다음달 강남구 삼성동 ‘영무예다음’ 아파트의 입주자를 모집한다. 역시 아파트의 실제 외관과 집 내부를 직접 들여다보고 청약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수도권에 처음 진출하는 서해토건은 이 같은 ‘선(先)시공 후(後)분양’을 통해 신뢰도를 높이고 낮은 브랜드 인지도 역시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공급평형은 ▦31평형 12가구 ▦36평형 1가구 ▦41평형 2가구 ▦42평형 24가구 등 총 39가구이며 내년 4월쯤 입주 예정이다. 이처럼 공정이 80% 이상 이뤄진 상태에서 분양하는 아파트가 늘어나면 중소형 건설사의 부도에 대한 우려 없이 안전하게 분양받을 수 있어 입주자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또 지어진 건물에서 주변과의 조망이나 채광 등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다. 입주시점까지의 기간이 짧아 대출이자 부담은 그만큼 줄어들지만 목돈을 마련할 시간이 촉박해진다는 단점도 있다. 계약부터 입주까지 2년 이상 걸리던 기존 아파트와 달리 6개월 가량의 짧은 기간에 계약금ㆍ중도금ㆍ잔금을 모두 치러야 하기 때문에 목돈을 미리 마련하고 신중히 청약에 나서야 한다. 한편 중소형 건설업체들은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양해근 부동산뱅크 팀장은 “계약금ㆍ중도금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던 중소형 건설업체들이 분양시점까지 금융비용이 높아져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금압박을 느끼는 건설사들이 이를 분양가에 전가해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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