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파 “개혁 강조” 잔류파 “배신 행위”

17일 노무현 대통령이 사실상 신당 지지 발언을 한 것을 놓고 민주당은 계파별로 확연히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신당파는 “당연한 얘기”라며 크게 환영했다. 반면, 중도파와 구주류 의원들은 “국민과 당원에 대한 배신행위” 등 원색적 표현을 써가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중도파 통합모임의 조순형 공동대표는 “당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제안했는데 답변을 안 하더니…”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우리더러) 기득권을 갖고 낡은 정치를 한다고 했는데 그럼 기득권 버린 사람은 누가 있으며 신주류는 기득권을 버렸느냐”고 반문했다. 통합모임 추미애 공동대표도 “노 대통령이 안 그래도 정치 지도력이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혼란을 더 가중시키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지역주의에 희생된 노 대통령을 지지해 준 호남에 대해 보답하기는 커녕 지지세력을 분열시키는 것은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국민통합의 공약을 지켜야 할 때에 호남에 책임을 돌리고 반개혁으로 매도하는 것은 배신행위”라며 노 대통령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정통모임의 이윤수 의원은 “인기가 20%도 안 되는 노 대통령이 신당에 들어갈 경우 신당은 결국 망할 것”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장성원 의원은 “그 동안 정치ㆍ정당ㆍ선거 개혁이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 것은 신주류가 신당을 이유로 허송 세월했기 때문”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는 “특히 노 대통령이 광주ㆍ전남 지역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얘기를 한 것은 호남 의원들의 신당 합류를 부추기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당파인 이재정 의원은 “노 대통령이 평소 갖고 있었던 새로운 정치에 대한 견해를 좀 더 구체적으로 밝힌 것 같다”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그는 “정치개혁의 기본방향과 필요성을 강조한 노 대통령의 발언은 신당파의 주장과 상당히 동일하며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반겼다. 임종석 의원도 “노 대통령은 취임 이전부터 지역구도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정치권이 재편되기를 바라고 있었다”며 “대통령도 기본적으로 신당이 잘 되기를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철기자, 배성규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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