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성장엔진 디벨로퍼] 기고 - 다양한 디벨로퍼 나와야

건설업의 진화방향은 해외 선진 건설업체들의 사업전개방향에서 엿볼 수 있다. 단순시공 위주에서 비가격 경쟁력이 중요하고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서비스 영역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미 선진 건설업체들은 엔지니어링과 디벨로퍼화의 과정을 거쳐 최근 들어서는 사업의 발굴, 사업성 검토, 파이낸싱, 분양 등의 기획단계와 운영 및 유지까지를 포괄하는 토탈 솔루션 개념의 사업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 Bechtel, Fluor 등 미국 건설업체들은 기획, 설계부문으로의 사업전개방향이 뚜렷하고 이 부문에서 차별적인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선진 건설업체들이 커버하는 사업의 범위는 광범위하지만 특화분야의 매출만으로 세계적인 건설업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스웨덴의 Skanska AB와 독일의 Hochtief는 일반빌딩 분야 매출비중이 60% 내외, 프랑스 Vinci와 Bouygues는 교통도로 분야 매출비중이 60%에 육박하고 있으며 Bechtel와 Fluor는 플렌트 분야 매출비중이 50∼6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선진 건설업의 진화 방향을 살펴보면 서로 상반된 듯 한 두개의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경쟁우위가 있는 특정분야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가는 쪽이고 다른 하나는 토탈 솔루션 개념의 복합서비스 제공 능력이 중요해지는 방향이다. 한 때 국내 종합건설업체들의 미래 사업전개방향의 화두가 된 바 있는 디벨로퍼화도 복합산업화 방향으로 진화해 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다양한 형태의 개발사업을 창출하는 디벨로퍼로의 변신을 위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파이낸싱 능력을 갖추는 것이 일반적이다. 선진 업체들의 경우 부동산투자회사를 자회사로 두거나 잠재적인 발주업체에 자본을 투자하는 등 건설업체인지 금융업체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방식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개발형 부동산투자회사,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부동산간접투자 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이전과는 다른 부동산 금융여건을 배경으로 다양한 개발사업이 창출될 수 있을 것이다. 건설업체의 대형화와 전략적인 제휴도 보편적인 트렌드다. 특히, 대규모 신사업 진출을 고려할 때 이런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규모의 경제 효과를 달성하고 네트워크 산업의 특성을 살려 기술 및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건설산업의 글로벌화도 사업진화 과정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선진업체들은 대부분 협소한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제휴와 글로벌 조달을 통해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김성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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