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1분기 실적 키워드는

환율·비용절감 효과 '톡톡'
포스코·LG전자등 高환율 덕 적잖아
삼성전자 등 '허리띠 졸라매기'도 한몫
현대·기아차는 마케팅비용 늘려 눈길

국내 글로벌 기업들이 1ㆍ4분기에 선전한 데는 고(高)환율로 대변되는 환율효과가 작용했다. 현대자동차와 포스코는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70%나 줄었지만 고환율의 영향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ㆍLG전자 등이 휴대폰과 TV에서 우위를 확고히 다진 데도 고환율 덕을 적잖이 본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환율효과의 어두운 면도 있다. 원화는 올 1ㆍ4분기에 지난해 4ㆍ4분기보다 5%가량 절하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본사 기준 매출액은 1ㆍ4분기에 지난해 4ㆍ4분기보다 1% 증가했다. 매출액을 달러로 환산할 때 원화가 5% 절하된 점을 감안하면 역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환차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LG전자는 매출이 늘었지만 환율상승으로 외화차입금의 지급이자가 늘면서 환차손이 확대됐다. SK에너지도 환율상승으로 1ㆍ4분기 3,700억원가량의 환차손을 기록했다. 환율과 더불어 '허리띠 경영'으로 요약되는 비용절감 효과도 국내 기업의 이익 향상에 도움을 줬다. LG전자의 경우 1ㆍ4분기에만 8,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했고 SK텔레콤도 50%가량 경비를 줄였다. 삼성전자도 1ㆍ4분기 지난해 4ㆍ4분기보다 65% 감소한 판매관리비를 집행했다. 유독 눈길을 끈 것은 삼성ㆍLG 등이 비용절감에 나선 반면 현대ㆍ기아차는 오히려 마케팅 비용을 늘린 점. 현대ㆍ기아차 실적하락의 이면에는 해외시장에서 마케팅을 강화한 것도 한 몫을 했다.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환율효과, 그리고 마케팅 비용 축소와 확대가 향후 기업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