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들의 45%는 전년 동기보다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상장사 133곳 중 지난 29일까지 연결재무제표기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모두 51개사다.
이들 기업 중 45.1%인 23곳은 작년 3분기보다 부진한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전기전자(IT) 업종은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하는 등 선전했지만 건설, 증권, 화학 등 경기민감 업종은 여전히 어둡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한 IT업종 7개사 중 5개사는 영업이익이 작년 3분기보다 크게 늘어나거나 흑자로 전환했다.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1조 1,645억원으로 작년 3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삼성전자는 10조 1,636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다.
LG디스플레이(31.0%), LG전자(27.0%), LG이노텍(110.7%) 등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금융업종 중 신한지주(6.2%), 하나금융(67.5%), KB금융(5.1%) 등 금융지주사는 대체로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건설사 실적은 여전히 부진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7,468억원의 대규모 적자로 전환했고 GS건설도 1,047억원 영업적자를 냈다. 현대건설은 2,061억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6.2%, 대우건설은 1,075억원으로 8.1% 각각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삼성정밀화학(-86.4%), LG화학(-14.0%) 등 화학업종과 S-Oil(-95.1%), SK이노베이션(-56.7%) 등 정유기업도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OCI는 570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한편 아직 7∼9월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82개사 중 36개 기업도 영업이익이 감소세를 보이거나 적자 전환, 적자 확대 등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종은 이번 분기에도 부진한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대우증권의 7∼9월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82.3% 줄어든 106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의 7∼9월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보다 47.8% 급감한 467억원, 우리투자증권은 44.3% 줄어든 235억원이다.
하이트진로(-14.7%), 롯데제과(-11.3%), CJ제일제당(-23.7%) 등 다수 음식료 업종도 영업이익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경기 민감업종이 아직도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탓에 4분기 기업 전망도 밝지 않다.
박가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부문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의 대규모 적자가 실적 전망치를 크게 떨어뜨렸고 자동차 부문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을 냈다”며 “이 때문에 상장사 전체의 4분기 이익 전망치도 많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