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빛낸 中企人] 유닉스전자 이충구 회장
헤어드라이기 美진출 개가…올매출 1년새 25% 늘어 500억 무난매출 8% R&D투자ㆍ내년엔 남미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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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불황으로 우리 회사 애프터서비스 센터에 10년 이상 된 제품의 수리를 의뢰하는 고객들이 부쩍 늘어 안타깝습니다. 유닉스 제품 품질이 좋다는 반증이니까 내심 뿌듯하기도 하지만 우리 경제가 하루 빨리 활력을 되찾아야지요.”
이충구(64ㆍ사진) 유닉스전자 회장은 올해 좋은 소식들이 많이 터져 나와 어느 때 보다 고무돼 있다. 지난 2월에는 미국 전역에 이미용 유통망을 갖고 있는 훠룩시스템과 헤어드라이어ㆍ고데기 등 2,000만달러(240여억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최근에는 훠룩으로부터 1,100만달러(약 132억원) 규모의 지분투자(약 30%) 계약을 체결, 해외 시장에 함께 진출하기로 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유닉스전자는 전반적인 불황 속에서도 지난해 400억원을 훌쩍 뛰어넘어 올해 매출액 500억원을 내다보고 있다.
이 회장은 “중소기업이라도 기술력만 키우면 선진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로케트전기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 회장이 지난 78년 유닉스전자를 세우고 당시로서는 생소한 제품인 헤어 드라이어 시장에 뛰어든 것은 미래예측능력 덕분.
그는 “70년대 일본에 가보니 산업화 영향을 받아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급증하면서 손쉽게 머리를 만질 수 있는 헤어드라이어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었다”면서 “우리나라도 조만간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예상은 맞아 떨어져 유닉스전자는 30년이 가까운 세월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 동안 시장에 내놓은 헤어 드라이어기만 2,000만대, 쌓아두면 에베레스트산을 565번이나 오를 수 있는 규모다.
유닉스전자는 매출액의 8%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현재 근무하고 있는 연구원은 17명, 특허만도 50개가 넘는다.
하지만 요즘 이 회장은 걱정이 앞선다. “경영자는 회사가 잘 될 때 근심이 늘어납니다. 위기가 닥쳐올 때는 모두가 정신을 바짝 차리지만 잘 된다 싶으면 긴장을 늦추기 마련이기 때문이지요. 그럴 때일수록 직원들이 정신무장을 하도록 독려하는 게 경영자의 역할이지요.”
내년부터 유닉스전자는 세계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우선 3월경 이집트에 현지 공장을 세워 아프리카와 森옙쳄揚?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훠룩, 유닉스, 현지 파트너 3자가 동일한 지분으로 참여하기로 했으며 결과가 만족스러우면 하반기에는 브라질, 그 다음해에는 멕시코에 순차적으로 뛰어들기로 했다. 특화된 아이디어와 기술로 중소기업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이 회장의 내년도 행보를 기대해 본다.
정민정 기자 jminj@sed.co.kr
입력시간 : 2004-12-16 1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