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45) 당선자를 차기 시장으로 맞게 된 서울시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도 내심 차기 시정의 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오 당선자가 이명박 시장과 같은 정당 소속인데다 3대 지방선거에서 이 시장 캠프에서 대변인으로 일한 적이 있다는 점에서 서울시는 오 당선자가 시정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40대 중반의 최연소 민선시장인 오 당선자가 어떻게든 전임 시장과 차별화를 꾀할 가능성도 있어 몇몇 분야에서는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 당선자 주변에서는 이미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그가 (이 시장이든 누구든) 수렴청정을 받을 인물은 아니다”며 오 당선자 특유의 ‘고집’을 강조하기도 했다.
오 당선자의 ‘컬러’가 가장 먼저 드러날 분야는 아무래도 인사 문제가 될 전망이다. 당장 오는 7월부터 시정을 함께 이끌고 나갈 3명의 부시장을 어떻게 인선할지가 관심거리다. 아무래도 변호사 출신인 오 당선자는 일선 행정경험이 전무해 역대 시장들과 비교해 부시장의 역할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시장을 외부에서 충원하기보다는 조직안정 위주로 내부에서 발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통령의 최종 재가가 필요한 행정 1ㆍ2부시장으로는 서울시청 내 1급인 최령 경영기획실장과 김흥권 상수도사업본부장, 라진구 의회사무처장과 최창식 뉴타운사업본부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순직 시설관리공단 이사장과 이철수 SH공사 사장, 제타룡 전
도시철도공사 사장, 이상진 전 의회 사무처장의 이름도 거론된다. 지방직인 정무부시장은 몇몇 당내 인사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아예 외부 공모를 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서울시청 공무원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실ㆍ국장급 인사에서는 역시 내부 승진이나 발탁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대부분이 50대 이상인 현재의 실ㆍ국장 라인 중 상당수가 40대로 물갈이되는 등 어떻게든 조직에 생기를 불어넣으려는 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 당선자는 “다음주 초 서울시장직 인수위원회 구성과 관련, 인선내용을 발표하겠다”고 밝혀 7월1일 취임 이전까지 약 한달간 본격적인 인사구상에 들어갈 방침임을 밝혔다.
이밖에 오 당선자가 이번 선거에서 내세운 12대 공약인 강북도심 개발, 강남북 균형발전, 대기질 개선, 녹색 서울 만들기, 사회복지시설 확충, 공공임대주택 10만가구 공급 등의 구체적인 추진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고유의 색깔을 드러낼지도 1,000만 서울시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