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사장 두 명과 고위직 인사들이 잇따라 구속되는 등 각종 비위로 얼룩진 경기도시공사가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공사 홍보실은 거꾸로 가는 행보를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최근 측근인 이한준 전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사장으로 임명했다. 김 지사의 이 인사에는 이 사장을 통해 도시공사의 비위·부패를 뿌리 뽑겠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담겨졌다. 김 지사의 뜻을 반영하듯 도시공사는 경기도로부터 감사관을 파견 받아 감사실 직원을 늘리는 등 감사기능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공사계약·절차 등 소위 비위 소지가 있는 업무에 대해서는 사전 감사를 통해 오해의 소지를 사전에 걸러 낼 방침이다. 특히 개발사업과 관련해서 관공서에 로비를 하거나 금품을 주다 적발된 업체들은 경기도에서 추진하는 일체의 사업을 할 수 없도록 초강경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도시공사를 변모 시키려는 경기도와 공사의 의지는 강해 보이지만 직원들의 의식수준은 여전히 바닥을 맴돌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일이 벌어졌다. 도시공사 홍보실은 최근 언론사 기자들에게 청첩장과 함께 도시공사의 한 고위직 자녀 결혼 사실을 널리 알려 달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이와 관련, 주변에서는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결혼 사실을 널리 알려달라는 숨은 의도를 진정 모르겠다. 도시공사와 관련된 기업인들이 참석하거나 관심을 가지게 해달라는 의도인가."라는 격한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적지않다. 메일 발송이 홍보실 직원의 과잉충성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고위층의 묵인 하에 의도된 행위인지는 알 수 없지만 상식을 벗어난 행위는 온갖 소문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일대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도시공사 직원들은 더욱 몸조심을 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결혼은 인륜지 대사라지만 극히 개인적인 일이고 일부 고위직 인사들은 물의를 빚지 않기 위해 청첩장을 보내지 않고 비밀리에 행사를 치르기도 하는 점을 감안할 때 안타까움은 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