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고유가시대, 업종별 대응전략 세워야

유가가 최근 고공비행을 이어가며 주식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1일부터 하루 100만배럴씩 원유를 감산하기로 결정하면서 고유가시대로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유가강세는 기업들의 원가부담을 늘려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는 점에서 관련 업종에 미칠 영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1일 종합주가지수는 OPEC의 감산 결정이라는 악재가 불거졌지만 전일보다2.25포인트 오른 882.75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날 일본 증시는 약보합으로 마감했고 전일 미국 다우지수도 0.2% 떨어지 는 데 그치는 등 고유가에 대한 우려가 일단 세계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전일 현지에서 거래된 미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OPEC의 감산결정에도 불구하고 회원국들의 감산 이행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며 0.46달러 내린배럴당 35.73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OPEC의 감산 결정으로 고유가의 장기화 추세가 불가피하며, 주식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김영준 동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ㆍ4분기가 계절적 비수기라는 점에서국제유가의 추가상승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하지만 지정학적 불확실 성이 단기간에 해소될 재료가 아니라는 점에서 30달러 이상의 고유가가 지 속될 가능성 또한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유가강세가 주식시장에 악재인 점은 분명하지만 과거와 같이 증시에 큰 충격을 주는 재료는 아니라고 분석했다.또 관련 업종별로 기업 수익성이나 주가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유가상승에 따른 업종별 영향을 꼼꼼히 따져보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증시와 유가의 상관관계 크게 떨어져=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국내 주식시장은 유가가 오르면 주가가 떨어지는 등 유가 동향에 민감한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90년대 중반 이후 주식시장과 유가와의 상관관계는 크게 약화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유가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감소한 이유로국내 산업구조의 변화를 꼽고 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90년대 중반 이후 국내 산업구조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위주로 재편되면서 주식시장은 고유가 에 큰 충격을 받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주 긍정적, 정유주 부정적= 이날 LG석유화학ㆍ호남석유ㆍLG화학 등 석유화학주들은 3~7%대의 강한 오름세를 보였다. 고유가 추세 가 이어질 경우 그간 석유화학주의 조정에 빌미를 제공했던 2ㆍ4분기 실적 부진 우려감을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김영진 우리증권 애널리스트는 “석유화학업체의 경우 유가강세에 따라 원 재료 가격도 오르지만 이를 제품가격 인상에 반영할 수 있어 오히려 수익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LG석유화학과 호남석유가 유가강세 에 따른 수혜 폭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석유정제업체의 경우 에너지 절약정책으로 휘발유 등 석유제품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보여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항공 및 해운주 저가매수 기회= 이날 대한항공이 3.12% 오르고 한진해운도 2.98% 오르는 등 운송업종은 고유가 우려감에도 불구하고 강세 를 보였다. 우선 항공주의 경우 원가구조상 유류비 비중이 높아 유가강세는 수익성에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고유가에 따른 부담을 항공수요 상승으로 만회할 수 있어 오히려 매수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서희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고유가에 대한 부담으로 최근 대한항공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했지만 과거를 돌이켜 볼 때 최악의 상황이 매수 적기 였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조정국면을 매수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말했다. / 이재용기자jylee@sed.co.kr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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