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계 맥킨지 인맥 돌풍

구조조정 자문으로 유명한 컨설팅회사 맥킨지 출신의 「맥킨지 마피아」가 미국 업계를 주무르고 있다.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독점하다시피 꾸준히 세력을 확장하고 있으며 문제 기업도 매킨지 출신이 CEO가 되거나 단지 맥킨지와 컨설팅계약을 맺었다는 것만으로도 주가가 뛴다. 26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의 뉴욕발 기사에 따르면 약품·의료기기 제조사인 애벗 인더스티리즈를 내년부터 이끌 차기 CEO에는 3인의 유력 후보중 가장 젊은 마일즈 화이트(43)가 결정됐다. 물론 맥킨지 출신이라는 점이 이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IBM, 아메리컨 익스프레스(아멕스), 웨스팅하우스 일렉트릭(현CBS) 등 3사는 90년대 전반까지 루이스 가스너(56), 하베이 고럽(59), 마이클 조던(62) 등 맥킨지 출신을 CEO로 영입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지난해 대형합병으로 세계 최대급 증권회사로 거듭 난 모건 스탠리 딘 윗터의 필립 파설(55), 델타항공의 첫 영입케이스인 레오 마린(55)씨, 제록스가 내년에 사장에서 승격시키는 리처드 투먼(54) 등이 한결같이 맥킨지 출신 CEO이다. 명실상부한 「CEO 양성기관」으로 부상한 맥킨지는 가정이나 희망적 관측을 일절 배제하고 사실만을 중시하는 「비정의 논리」를 가르친다. 하버드 등 명문학교 출신의 우수한 경영학석사(MBA)를 모아 우주비행사·해병대 훈련 등을 통해 단련시켜 컨설팅 기계로 만든다. 최대 강점은 정보력과 조직력. 주요 500사로 구성된 S&P 500종목 채용기업의 절반 이상을 고객으로 삼고 있어 경영상태를 손바닥 들여보듯 하고 있다. 언제든 현장 투입이 가능하며 업종을 초월해 통용된다. 가스너씨의 경우 아멕스 담당을 거쳐 동사 사장에 취임한 후 RJR 내비스코 CEO를 거쳐 IBM으로 옮겼다. 또 현역 컨설턴트가 5,000명, 「동창생」(전컨설턴트) 8,000명이 세계 곳곳에 맺어놓은 인적 그물망이 물샐틈 없다. 최근 불황 기미로 컨설턴트 해고 움직임이 일고 있으나 「맥킨지 마피아」들은 「역풍이 불면 오히려 일이 는다」는 자신감으로 미 업계를 누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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