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남미 지역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이란의 영향력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브라질 일간 폴랴 데상파울루가 2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은 오는 6일 이루어지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의 브라질 방문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적국인 이란의 중남미 밀착 행보는 미국-중남미 관계를 흔들 수 있는 일종의 교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 등과 깊숙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이번 브라질 방문에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과의 정상회의를 통해 경제ㆍ과학기술ㆍ문화 분야 등의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브라질 정부는 자국산 제품 수입 확대를 조건으로 국책은행인 경제사회개발은행(BNDES)을 통한 금융지원을 추진 중이며, 2004년부터 이란 유전개발 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Petrobras)의 투자 확대도 모색하고 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브라질에 이어 에콰도르와 베네수엘라도 잇따라 방문할 예정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반(反) 부시' 감정에서 비롯된 반미 정서를 해소하기 위해 중남미 국가들에 잇따라 화해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지난달 17~19일 열린 미주정상회의에서는 부시 전 대통령과 긴장관계를 유지해온 차베스 대통령 및 코레아 대통령과 기꺼이 악수를 했다. 쿠바에 대한 제재 완화 조치를 취한데 이어 미국 기업의 쿠바 통신부문 투자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브라질 내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부시 전 대통령 정부 8년간 중남미 지역에 생긴 '미국의 공백'을 오바마 대통령 정부가 채우는 데는 적지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세계경제위기라는 상황을 이용한 중국과 러시아의 거센 공세와 이념적 동질성을 앞세운 이란의 접근 강화는 미국이 표방하고 있는 새로운 미국-중남미 관계 구축 노력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