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10월 19일] 킬러콘텐츠 육성에 올인해야

지난 1995년 SBS에서 24부작으로 방영된 '모래시계'가 하는 날이면 회식이나 약속을 일찍 접고 귀가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국회의원 홍준표의 실제 일대기를 다뤘던 '모래시계'는 당시 '귀가시계'라고 부를 정도로 시청률이 높았다. 모래시계 평균시청률은 50.8%를 기록했다. 최근 케이블TV에서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엠넷(Mnet)의 경연 리얼리티 프로그램 '슈퍼스타 K'가 14.51%라는 경이로운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실제 '슈퍼스타 K'가 방영되는 금요일 밤은 거리가 한산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케이블TV의 경우 시청률이 1%만 나와도 대박이라고 한다. 그런데 시청률이 이 '대박'의 15배나 나오는 만큼 지상파도 부럽지 않은 실정이다. 슈퍼스타K가 광고시장 확 바꿔 지상파 베끼기에 급급한 예전의 케이블TV가 아니다. 되레 지상파가 '슈퍼스타 K'와 비슷한 프로그램을 신설해 따라 할 정도로 미디어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광고시장의 지형도 슈퍼스타 K가 확 바꿔놓고 있다. 케이블 프로그램으로는 최초로 타이틀스폰서제를 본격 도입했다. 타이틀스폰서제는 각 종목별 대회 명칭에 기업명이나 브랜드명을 넣는 권리를 획득하는 대가로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특히 케이블TV의 경우 프로그램에 회사명이나 브랜드명을 넣는 대신 큰 경비를 부담해야 한다. 이는 케이블TV사와 기업체 간 윈윈 게임으로 보인다. 케이블TV에서 간접광고를 하는 이유는 프로그램 제작시 필요한 제작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역으로 기업체에서 이 같은 광고를 하는 이유는 제품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 기업체의 경비부담은 곧 방송사의 제작비를 어느 정도 보전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이 같은 광고 효과는 광고주 입장에서 보면 높은 시청률의 프로그램에 적용해 더 많은 광고시간을 확보, 탁월한 브랜드 및 기업 이미지를 향상시킬 수 있다. 반면 방송사의 경우 제작비를 절감ㆍ충당할 수 있는 동시에 추가 광고수익으로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꾀할 수 있다. 여기서 시청자들은 TV를 시청할 때 광고나 흥미 없는 부분이 나오면 다른 채널 버튼을 눌러 흥미로운 부분만 연속해서 찾아가는 시청 패턴인 재핑(zapping)을 방지하는 동시에 상품정보를 파악하고 소비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슈퍼스타 K의 제작비가 총 70억원선임을 감안하면 새로운 광고방식에 힘입어 40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받아 제작비의 거의 57% 이상이 충당된 셈이다. 이 액수도 시청률이 이렇게까지 대박을 치기 전에 정한 것인 만큼 앞으로 제작비 충당액수를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간접광고시장은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최근 300억원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3~4년 내 최대 2,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공사는 내다봤다. 특히 세계 간접광고(PPL)시장 규모를 예측하면 2010년도 브랜디드엔터테인먼트(소비자 이벤트&PPL 포함) 예측 성장률은 2009년 대비 5.3% 성장한 총 38억100만달러의 규모다. 오는 2014년도 PPL 광고 예측 성장률은 2009년보다 2배 이상인 61억달러 규모로 예측되고 2010~2014년 연평균 성장률은 9.2%로 예상된다. 12월 선정 종편도 생존 달려 이같이 국내외적으로 무한한 PPL시장에서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TV에서 슈퍼스타 K 같은 킬러콘텐츠 확보는 앞으로 지상파와의 무한 경쟁에 돌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광고수익을 늘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할 수 있다. 킬러콘텐츠 육성에 올인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익을 올려 좋고 그 수익으로 명품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똑똑한 프로그램 하나만 있으면 전식구를 다 먹여살릴 수 있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고 볼 수 있다. 12월에 선정되는 종편도 킬러콘텐츠 확보 여부에 생존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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