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이사장의 든든한 우군을 자처해온 엘리자베스 듀크(60ㆍ사진) 연준 이사가 다음달 말 퇴임한다.
연준은 11일(현지시간) "은행규제 문제를 주로 맡았던 듀크 이사가 8월31일자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듀크 이사가 자신의 향후 거취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듀크 이사는 앞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제출한 사직서에서 "연준 이사로 일할 수 있어 자랑스러웠다"며 "그간의 은행산업 경험을 국가 금융시스템의 규제ㆍ감독을 위해 사용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도 "듀크 이사는 지난 5년간 연준에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연준은 물론 미국에 엄청난 공헌을 했다"며 "금융 산업과 은행에 대한 폭넓은 지식으로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듀크 이사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에 임명돼 2008년 8월 연준에 합류한 인물로 버냉키 의장과 더불어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은 연준 이사 2명에 해당한다.
특히 듀크 이사는 이사에 임명된 이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단 한번도 반대표를 던지지 않아 '버냉키 의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돼왔다. 최근에도 듀크 이사는 버냉키 의장이 실시한 양적완화(QE) 등 경기부양 정책과 기준금리를 제로(0)인 0∼0.25%로 유지하는 초저금리 기조에 찬성을 표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사직서에서도 버냉키 의장의 리더십을 칭찬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듀크 이사의 사임으로 연준이 새롭게 채워야 할 빈자리는 내년 1월 두번째 임기가 끝나는 버냉키 의장의 후임을 포함해 총 두 개로 늘게 됐다.
듀크 이사는 연준에 들어오기 전 버지니아주를 근거지로 한 타운뱅크의 부회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냈으며 와초비아뱅크와 사우스트러스트뱅크의 부회장도 역임한 바 있다.
한편 연준 이사진 중 듀크 이사와 같은 '거버너(governor)'는 의장을 포함해 7명으로 이들은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결정 등 통화정책에 대한 찬반 표결권을 행사한다. 반면 뉴욕연방은행 총재를 제외한 미국 내 11개 지역 연방은행 총재들은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나머지 네 자리를 놓고 매년 돌아가면서 투표권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