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로 유혹해 바가지 씌우는 '꽃뱀 레스토랑'

일부 레스토랑이 '꽃뱀'을 고용해 사기 영업을 일삼고 있다. 일명 '꽃뱀 레스토랑'으로 불리는 이들 업소는 여성들을 동원해 남성 손님들을 꾄 후 터무니없는 고가의 주대와 식사비를 청구한 뒤 이를 거부하면 협박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의 꽃뱀들은 남성들이 즐겨 찾는 성인 사이트에 '조건 만남'을 요구하는 글을 올려 남성들을 유혹한다. 이들은 만남이 성사되면 자신을 고용한 레스토랑에 남성을 데려가 술과 음식을 사달라고 말한다. 여성의 요구에 응한 남성은 식당문을 나서며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대에 이르는 돈을 울며 겨자 먹기로 지불해야 한다. 일부 피해자는 인터넷 게시판과 성인전문 사이트에 피해 사실을 올려 꽃뱀 레스토롱의 실체를 공개했다. 자신을 피해자라고 주장한 한 남성은 "(여성이) 자신의 단골집이라며 적극적으로 한 업소에 가자고 권유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가게를 나설 때쯤 사기를 당했단 걸 알았다. 그는 "레스토랑에서 병맥주 몇 병과 간단한 안주류를 시킨 가격으로 70만원에 달하는 돈을 요구했다"며 "말도 안 되는 비싼 가격에 항의를 하자 어깨(?)로 보이는 남성들이 찾아와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며 협박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 남성 역시 "채팅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여성과 만나 그녀가 추천하는 레스토랑에 들어가 저녁식사를 한 적이 있다"면서 "음식 값으로 총 140만원을 지불하고 나왔다"고 털어놓았다. 유사 피해가 잇따르자 일부 남성은 인터넷에 정기적으로 활동하는 꽃뱀들의 아이디를 공개해 추가 피해를 막고 있다. 피해자들이 주장하는 꽃뱀 레스토랑은 신사동의 A호프집, 역삼동 B주점, 선릉역 C레스토랑 등 서울 강남권의 10여개 업소. 이들 업소는 2, 3명의 여성을 고용해 이 같은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꽃뱀들의 사기행각이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처벌은 쉽지 않다. 일부 업주는 피해자들이 항의하자 "여성을 고용한 적이 없다"고 발뺌을 하고 있으며, 고가의 음식에 대해서도 '영업 비밀'을 내세우며 정당한 영업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강매나 협박 등의 증거를 입증할 만한 정황이 없다는 말만 들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