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의 예술을 만나다

권혁의 '무제'

차소림의 ‘디코딩’

이정희의 '이름없는 여인 06'

신동원의 '스틸라이프'

이정섭의 가구

이정섭의 가구

이정섭의 가구

일상용품의 예술성 어디까지 왔나. 의자ㆍ책상 등 매일 쓰는 가구나 여자들만의 문화로 존재했던 바느질이 현대 미술 깊숙이 들어왔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전시가 잇달아 열리고 있다. ●충무갤러리 '스티치展' - 바느질에 서린 '여인들의 꿈'
현대 미술 속 바늘땀과 여기에 담긴 메시지를 읽을 수 있는 전시 ‘스티치(Stich)’전이 충무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에는 실과 바늘이라는 재료를 이용해 바느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여성작가 8명이 참가했다. 바느질 작업에는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기에는 제도적으로 불가능했던 옛 여인들의 꿈이 서려있다. 옛 여인들이 천에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기웠던 바느질을 흙ㆍ비닐ㆍ종이ㆍ캔버스에 옮겨놓은 전시장에는 바느질 수다로 꽃이 폈다. 조각보를 직접 이어 전통 보자기를 만들고 염색하는 이정희, 흰종이에 무수한 바늘땀 자국으로 명상적인 바느질 작업을 선보이는 이재원, 한국화의 아름다움을 실로 표현한 김태희, 흙에 바느질 땀을 남기는 신동원, 때로는 소통이 불가능 한 인간의 문자체계를 바느질로 표현한 차소림, 천으로 콜라주 작업을 하는 이정희, 플라스틱과 실을 이용해 세상과의 소통을 시도하는 권혁 등의 작품이 대중과 만난다. 전시는 7월 23일까지 계속된다. (02)2230-6600.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 '이정섭 가구展' - 탁자에서느끼는 '자연의 숨결'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한옥 짓기에 빠져 자타가 공인하는 ‘목수’가 된 이정섭이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에서 그간 다듬었던 작품 2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탁자ㆍ걸상ㆍ찻상 등 그의 가구는 간결하면서도 담백하다. 그는 가구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건 나무이며 목수가 개입하는 것은 20%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옻ㆍ들기름 등 식물성 기름으로 처리한 표면은 나무 자체의 숨결을 그대로 살려내고 나무살은 천연수지 본드와 나사못으로 접합한 후 다시 틀에 맞는 나무로 마감해 견고하면서도 섬세하다. 그는 지난해 첫 개인전에 이어 올해 3월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눈에 띄는 상’을 받았다. 서울대 정영목 교수는 “작가는 부드러울 때와 곧을 때를 알고, 물을 머금고 뱉을 시기를 아는 나무의 성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며 “그의 작품은 단순히 가구에 머물지 않고 삶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하는 문화의 원천으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전시는 25일까지 계속된다. (02)720-5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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