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경상수지가 72억4,000만달러로 17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이로써 상반기 전체 흑자액도 297억7,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한국은행이 30일 내놓은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72억4,000만달러로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였던 전월의 86억4,000만달러보다 소폭 줄었다. 하지만 경상수지는 2012년 2월 6억4,000만달러 흑자전환 뒤 17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올 상반기 전체 흑자액은 297억7,000만달러로 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상반기(221억달러)의 종전 역대 최고 기록도 뛰어넘었다.
6월 경상수지 흑자는 상품수입(403억3,000만달러)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 줄었지만 수출(453억6,000만달러)은 3.1% 감소에 그친 데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경상수지 흑자가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불황형 흑자란 경기불황기에 수출 감소폭보다 수입 감소폭이 더 커 경상수지가 흑자를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한은은 어려운 글로벌 경제 여건과 영업일수 등을 감안할 때 이번 경상수지 흑자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세계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올 상반기 수출 증가율(통관 기준)이 0.6%로 플러스를 기록했다"면서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도 있지만 지난해 6월보다 하루 적은 영업일수를 고려하면 6월 수출입 물량이 1% 증가했다. 이런 결과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품목별(통관 기준)로 보면 선박(9.1%), 반도체(6.6%), 화공품(7.1%) 등의 수출은 늘어난 반면 디스플레이패널(-17.1%), 철강(-9.4%), 자동차부품(-4.7%) 등은 감소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정보통신기기(16.6%), 반도체(8.9%), 화공품(9.5%), 자동차부품(5.6%) 등이 증가했고 선박(-25.4%), 철강(-7.8%) 등이 줄었다.
서비스수지는 11억8,000만달러로 전월 11억3,000만달러보다 흑자폭이 늘었다.
기타 서비스 수지는 흑자 규모가 전월 8억5,000만달러에서 6억5,000만달러로 줄었다. 여행수지는 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전월의 5억8,000만달러보다 적자폭이 크게 줄었다. 운송수지는 9억3,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본원소득 수지는 흑자 규모가 전월 1억9,000만달러에서 9억6,000만달러로 늘었고 이전소득 수지도 전월 4,000만달러에서 7,000만달러로 흑자폭이 커졌다. 상품·서비스 거래가 없는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은 유출초가 49억달러로 전월 115억8,000만달러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직접투자는 유출초가 14억8,000만달러에서 13억8,00만달러로 줄었다.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예정된 경로를 지나면서 올 연간 경상수지 목표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정 국장은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 7월 한은이 전망한 수치보다 8억달러가량 많다"면서 "연간 530억달러의 흑자는 하반기에 큰 경제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전망대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